불규칙한 볼륨 속 새로운 일상 펼칠 고성 주택 ‘MA477’

도심에서 생활하다가도 때론 한적한 곳에서의 휴식을 갈망했던 건축주. 고성 문암진리 대지는 그가 바라던 휴식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다. 건축주는 이곳에 불규칙한 볼륨을 가진 주택을 완성했다. 실내외에서 주변과 소통하며 도시에서와는 또 다른 일상을 펼쳐가길 기대한다.

정리 남두진 기자│글 자료 박승진 대표(기역니은건축사사무소), 허병욱 대표(프룹Proof)│사진 김용수 작가(Suzakga)

HOUSE NOTE
DATA

위치 강원 고성군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453.00㎡(137.03평)
건축면적 143.81㎡(43.50평)
연면적 189.18㎡(57.22평)
1층 96.21㎡(29.10평)
2층 72.44㎡(21.91평)
별채 20.53㎡(6.21평)
건폐율 31.75%
용적률 41.76%
설계기간 2021년 12월~2022년 5월
시공기간 2022년 10월~2024년 1월

설계 기역니은건축사사무소 02-6408-4185, www.gngngn.co.kr
프룹(Proof) 02-3144-6601, www.prf.co.kr
시공 건축주 직영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외벽 - 송판노출콘크리트, STO, 탄화목
내부마감 천장 - 친환경페인트(Valpaint)
내벽 - 친환경페인트(Valpaint)
바닥 - 원목마루
단열 지붕 - T180 압출법보온판 특호
벽체 - T110 압출법보온판 특호
건축주는 서울에 거주하며 여행을 즐기곤 했다. 그동안 여러 좋은 리조트를 경험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고유한 휴식 공간을 늘 갈망했다. 고민 끝에 강원도 고성군의 백도해변 인근 마을에 대지를 선정했다. 이곳에 어떤 공간을 계획할지 나름의 우선순위를 정리했고 우리를 찾았다. 건축주가 선정한 대지는 지척에 동해바다를 두고 있었다. 산과 논이 주변을 둘러싸 시원한 바람도 잘 불었다. 그러면서 고요함도 가진 장점 가득한 매력적인 땅이었다.
동해 바다가 지척인 집 주변을 산과 논이 둘러싸고 있어 목가적인 풍경이 절로 난다.
불규칙한 볼륨에서 비일상적 공간을 제공하는 집
우리는 이번 설계에 도심 아파트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공간감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변 맥락을 고려해 주택은 불규칙적인 볼륨을 가지게 됐다. 처마와 테라스가 외부와 만나고 내부가 확장하는 등 마치 주변과 소통하는 듯하다. 1층과 2층이 틀어진 채 이루는 수직 동선은 이용자에게 새롭고 비일상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담장은 외부 시선으로부터 적절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뒷마당과 테라스를 제공한다. 주변 여건을 고려해 높낮이에도 차이를 뒀기에 필요한 시야를 리듬감 있게 끌어온다.
널찍하고 천장고를 높게 계획한 현관은 중문을 거쳐 살짝 보이는 실내가 더욱 궁금해지는 곳이다. 작은 벤치와 디자인 조명을 통해 감각적인 첫인상을 완성했다.
통창을 계획해 주변을 실내로 가득 끌어오며 높이가 달라지는 담장을 통해 변하는 뷰를 감상할 수 있다. 높은 공간감을 확보하기 위해 천장에 레벨 변화를 주거나 거실을 외부로 확장하기 위해 테라스쪽에 창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장치를 부여했다.
MA477은 세컨드하우스로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주방을 숨은 공간으로 계획해 더욱 군더더기 없는 공간으로 조성했다.
별채는 주택과는 또 다른 활동을 위해 마련했다. 담장과 벽이 일체화돼 외부로부터는 존재감을 숨긴다. 동시에 내부에서는 본채와 적절한 이격을 유지하며 뒷마당으로의 자연스러운 진입을 유도한다. 별채는 본채와 완전히 분리됐지만 작은 창으로 마당 조경을 즐길 수도 있는 특별하고 프라이빗한 스튜디오 공간이다.
담장과 일체화된 별채는 본채와 완전히 분리돼 또 다른 활동을 이룰 수 있는 보다 프라이빗한 곳이다.
집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들
불규칙적인 볼륨으로 공간을 설계하는 전략은 내부에서도 이어진다. 건물을 구성하는 스킵 플로어Skip Floor 형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거실과 방 사이를 공간으로 연결했고 곳곳에서 사색하고 대화를 나누고 주변을 마주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각 공간에서 바라보는 다양한 뷰도 집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바람이 부는 테라스에서 풍광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욕실에서는 천창을 통해 자연광과 밤하늘의 별을 감상할 수도 있다.
아담한 크기의 안방은 높은 곳에서 트인 풍광을 감상할 수 있어 거실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경사를 살린 천장은 입체적인 공간감을 제공한다.
넓은 욕실은 화이트 마블과 우드 톤이 어우러진 아늑한 공간이다. 특히 욕조가 있는 곳은 천창을 통해 비일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번 주택은 가구를 배치하는 마지막까지 즐거운 여정이 담겼다. 건축주의 높은 안목과 함께 많은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건축주는 주택에 애정을 담아 ‘MA477’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건축주가 숨 가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공간을 즐기길 바란다. 도시에서와는 또 다른 라이프스타일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전체 매스가 불규칙한 볼륨을 가진 만큼 연계된 테라스에서는 다양한 뷰를 감상하거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들쑥날쑥한 불규칙한 볼륨, 서로 다른 각도의 지붕 경사, 소재와 질감이 겹치지 않는 외장재 등 주택은 대지에서 독특한 인상을 전한다. 비일상적 공간에서 건축주는 어떤 하루를 보낼지 궁금해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