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빚 못갚는 중기·개인사업자 늘었다…은행 대출 연체율 쑥
중기 신규 부실채권 13년만에 최대
당국, 연체율 추가 상승 가능성 촉각
영세차주 발길에 ‘급전 창구’ 북적
카드론 잔액 41.8조 사상 최대 또 경신
7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액 기준)은 2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고, 연체 누적 등으로 올해 2분기 국내은행이 부실채권으로 분류한 대출액은 2010년 3분기 이후 13년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금융권의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취약 차주들이 ‘급전 창구’로 눈길을 돌리면서 카드론 대출잔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2금융권까지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7%로 작년 7월말 대비 0.18%포인트 상승했다. 2년 전인 2022년 7월 0.27%와 비교해서는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7월말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0.61%로 2년전 0.17%와 비교해 3.6배 뛰었다.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늘어나면서 국내은행의 전체 연체율도 2022년 7월 0.22%에서 작년 7월 0.39%, 올해 7월 0.47%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 연체율이 예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 등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채무조정 활성화 등을 통해 차주 채무부담 완화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에게도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적극적인 연체채권 정리 등을 주문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연체액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국내은행들이 부실채권액도 크게 늘고 있다. 은행에서는 3개월 이상 연체 등에 대해 부실채권으로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고 판단되면 상각처리하거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NPL) 등에 헐값으로 매각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 신규 발생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부실채권액은 4조 5000억원으로 2010년 3분기 7조 2000억원 이후 13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중 발생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부실채권액은 7조 3000억원으로 같은기간 발생한 대기업 부실채권액 8000억원의 9배에 달한다.
각 은행들도 부실채권을 대규모로 정리하며 상황 대응에 나선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은행들은 5조 7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부실채권을 상·매각 등을 통해 정리했다. 작년 상반기 3조 7000억원 대비 2조원 가량 늘어난 정리 규모가 늘어났다.
1금융권 대출 원리금 상환을 감당하지 못하는 영세 차주들은 2금융권으로 대거 밀려나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인해 저축은행과 대부업권까지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카드론으로 차주들의 발길이 내몰리는 상황이다. 카드론은 신용카드만 있으면 별도 심사 없이 36개월까지 돈을 빌릴 수 있어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통한다.
카드론은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 1월에는 4508억원, 2월 2623억원, 3월 77억원, 4월 4823억원, 5월 5542억원, 6월 873억원, 7월 6207억원 급증한 바 있다. 지난 달에도 7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카드론 잔액이 증가한 셈이다.
카드론 이용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6월말 연체율은 1.69%로 지난해 연말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말 카드사 연체율은 2014년말(1.69%)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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