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입은 성모와 아기 예수’, 바티칸 정원에 첫 한국 작품

김지원 기자 2024. 9. 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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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바티칸 시국에서 ‘평화의 한국 성모 모자이크상’ 축복식이 열렸다. 오른쪽 벽면에 설치된 한복 입은 성모 모자이크화를 배경으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이 축하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각국의 성모(聖母) 모자이크로 장식된 바티칸 정원에 한국 작품이 처음으로 설치됐다. 20일 바티칸시국 내 바티칸 정원에서 한국 주교단을 포함한 한국 가톨릭교회 대표단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평화의 한국 성모 모자이크상’ 축복식이 열렸다. 바티칸 서쪽에 위치한 바티칸 정원은 역대 교황들의 산책로로 알려져 있다. 정원 내 ‘거장의 요새’라고 불리는 벽에 콜롬비아·과테말라·에콰도르 등 11국의 성모 모자이크가 설치돼 있는데, 이날 한국의 작품이 추가되면서 총 12인의 성모가 완성됐다.

가톨릭의 성모를 한국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심순화 작가가 그림을 그리고 윤해영 작가가 모자이크 작업을 더해 완성했다. 가로 100cm, 세로 150cm 크기 그림에는 성모와 아기 예수가 한복을 입은 모습이 담겼다. 쪽을 찐 머리에 붉은색 저고리와 청색 치마 차림을 한 성모는 한 손에는 십자가가 달린 묵주를 쥐고 있고, 성모의 품에 안긴 아기 예수는 호건(어린 소년이 착용하는 한국 전통 관모)을 쓰고 색동 한복을 입었다. 페르난도 베르헤스 알사가 바티칸시국 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이제부터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여러분의 나라(한국)를 기억하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작품이 설치되는 데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재임 중인 유흥식 추기경의 역할이 컸다. 유 추기경이 지난해 5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한국 작품 설치를 건의하자 교황이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한국인 최초 교황청 장관인 유 추기경은 지난해 9월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상이 설치되는 과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유 추기경은 축복식에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아직도 남북으로 갈라져 서로 극한 대립에 부닥쳐 있고, 나라 안에서도 많은 갈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애타게 찾고 있다”며 “이처럼 혼란스러운 시기에 바티칸 정원에 평화의 한국 성모 모자이크상을 봉헌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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