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주영 회장이 직접 "60살 넘으면 여기에 돈을 써라"라고 순위를 매겨 말한 기록은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그의 삶을 보면 돈을 단순히 쌓아두는 것보다 일과 사람, 새로운 가능성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태도가 두드러진다.
특히 "이봐, 해봤어?"로 상징되는 그의 철학은 가진 것을 지키느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삶보다 직접 행동하고 경험하는 삶에 가까웠다. 이 철학을 노후의 돈에 적용해보면 어디에 돈을 써야 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3위.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곳
60대 이후에는 몇만원 아끼겠다고 아픈 치아와 무릎을 방치하거나 필요한 검사까지 미루지 않는 편이 좋다. 건강을 잃으면 나중에는 돈이 있어도 여행과 취미, 사람을 만나는 일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운동과 치료, 건강한 식사처럼 앞으로의 활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지출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남은 시간을 위한 투자에 가깝다.

2위.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곳
정주영의 삶에서 두드러지는 태도 중 하나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도 직접 부딪쳐보는 행동력이었다. 노년에도 여행과 취미, 배움처럼 새로운 경험에는 어느 정도 돈을 쓸 필요가 있다.
돈을 아끼겠다고 매일 똑같은 생활만 반복하면 통장 잔액은 지킬 수 있어도 삶의 반경은 점점 좁아질 수 있다. 꼭 비싼 여행일 필요도 없다. 새로운 것을 보고 배우는 데 쓰는 돈은 삶에 활력을 남긴다.

1위. 사람과의 좋은 시간을 만드는 곳
60살이 넘어서 가장 아끼지 않아도 되는 돈은 소중한 사람과 좋은 시간을 만드는 데 쓰는 돈일 수 있다. 오랜 친구에게 밥 한 끼 사고 배우자와 여행을 다녀오며 자식과 손주가 찾아왔을 때 맛있는 것을 함께 먹는 데 사용하는 돈이다. 단, 무리한 지원이나 보여주기 위한 지출과는 다르다.
정주영은 기업을 키우는 과정에서도 결국 일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라고 보았고 인재를 중요하게 여겼다. 이를 노년의 삶에 적용한다면 돈 역시 사람과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수단으로 바라볼 수 있다. 통장에 남긴 돈도 중요하지만 내가 건강할 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만든 기억 역시 노년에 남는 자산이다.

노후에는 무조건 많이 쓰는 것도, 무조건 아끼는 것도 답이 아니다. 생활비와 노후자금을 지키면서도 건강과 경험, 소중한 사람과 보내는 시간에는 적절히 돈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평생 모은 돈을 끝까지 지키는 것만이 잘 사는 것은 아니다. 쓸 수 있을 때 가치 있는 곳에 쓰고, 움직일 수 있을 때 경험하며, 함께할 사람이 있을 때 좋은 시간을 만드는 것 또한 노후에 돈을 모아둔 이유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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