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양은 냄비? WHO도 경고한 알루미늄…쫄깃한 면발에 숨은 팩트 [라이프+]
라면·김치찌개 조리 시 알루미늄 용출 증가
포일·조리 습관에 따라 노출 달라진다
왜 양은 냄비로 끓인 라면이 더 쫄깃하게 느껴질까. 양은 냄비는 열이 빠르게 오르고 금방 식는 특징 덕분에 면이 쉽게 퍼지지 않는다. 다만 이런 특성과 별개로 건강 측면에서는 따로 짚어볼 부분도 있다.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알루미늄은 열전도율이 높은 금속으로, 가열과 냉각이 빠른 특성이 있다. 양은 냄비는 이러한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져 물이 빠르게 끓고 불을 끄면 온도가 금방 떨어진다.
이 같은 특성은 라면 식감에도 영향을 준다. 면은 익은 뒤 시간이 지나면 전분이 굳으면서 탄력이 떨어지는데, 열이 오래 남아 있을수록 이 과정이 더 빨라진다.
뚝배기처럼 열을 오래 머금는 용기에서는 조리가 끝난 뒤에도 내부 온도가 유지돼 면이 계속 익으면서 퍼지기 쉽다. 반면 양은 냄비는 열이 빠르게 빠져나가 더 익는 것을 막기 때문에 면이 덜 퍼지고 쫄깃함이 오래 유지된다.
■ 알루미늄 용출, 조리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양은 냄비는 알루미늄 표면에 산화알루미늄 피막을 입힌 구조다. 이 보호막이 유지되면 알루미늄이 쉽게 빠져나오지 않지만 표면이 긁히거나 손상되면 금속 성분이 음식에 녹아들 수 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알루미늄 조리기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식 조리 과정에서 일정량의 알루미늄이 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찌개가 평균 9.86mg/kg으로 가장 높았고, 김치라면은 2.34mg/kg, 된장찌개는 1.64mg/kg 수준이었다.

■ 알루미늄, 흡수율 낮지만 장기 노출은 변수
알루미늄은 섭취량의 약 1% 정도만 체내에 흡수되고 대부분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일부가 몸에 남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알루미늄의 주간 잠정섭취허용량을 체중 1kg당 2mg으로 제시한다. 일상 식품을 통해서도 소량이 섭취되기 때문에 조리기구로 인한 추가 노출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내에 알루미늄이 쌓이면 구토, 설사, 두통,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신장 기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쳐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알루미늄 포일 사용도 주의
알루미늄 포일 사용도 주의가 필요하다. 캠핑 등 야외에서 고기를 구울 때 조리기구 위에 포일을 깔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치를 함께 굽는 경우 알루미늄이 더 쉽게 용출될 수 있다.
고온에서 산과 염이 함께 작용하면 금속 성분이 더 쉽게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 사용 방법에 따라 위험 줄일 수 있다
양은 냄비를 완전히 피할 필요는 없지만, 사용 방식에 따라 알루미늄 용출을 줄일 수 있다.

또 음식은 오래 담아 두지 않는 것이 좋으며, 표면이 벗겨지거나 변색된 경우에는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새로 산 냄비는 사용 전에 물을 한 번 끓여 피막을 단단하게 만든 뒤 사용하는 것이 좋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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