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대표적인 방산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또 다른 빅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엔 다연장로켓시스템 '천무'를 이집트에 수출하는 계약을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까지 논의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기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은 한국 방산업계가 중동 시장에서 또 한 번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죠.
중동 전문 매체가 포착한 협상 소식
지난 7월 21일 중동 군사 전문 매체인 디펜스 아라빅을 비롯한 여러 매체들이 이집트 당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간의 천무 수출 계약 협상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들 매체는 이번 계약에 기술 이전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이집트의 국방 능력과 전시 회복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현지 생산까지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이 중동 지역에서 방산 기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죠.
러-우 전쟁이 만든 기회의 창
이집트가 한국산 무기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 국가들이 무장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전 세계 무기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죠.

특히 러시아산 무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이집트로서는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이집트 무기 수입에서 러시아가 41%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급처 다변화 정책을 통해 미국, 독일, 프랑스 등으로부터의 무기 수입을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죠.
이집트가 천무에 주목하는 이유
이집트가 천무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복잡한 안보 환경 때문입니다.
시나이반도 동부에서는 테러 세력과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수단과 리비아 접경 지역에서도 다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사거리와 탄종을 운용할 수 있는 천무는 매우 매력적인 무기 체계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천무의 가장 큰 장점은 개방형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이집트가 보유한 현지 탄약이나 다른 로켓 체계와도 통합 운용이 가능하다는 뜻이죠.
130mm부터 600mm까지 다양한 로켓탄을 운용할 수 있고, 사거리도 36km에서 최대 290km까지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인접한 사우디아라비아도 천무를 보유하고 있어 지역 내에서의 호환성도 확보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K9 자주포 성공이 만든 신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이집트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2년에 이미 K9 자주포와 K10 탄약 급유 차량을 1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죠.

이는 한국 자주포가 아프리카 대륙에 처음 수출된 역사적인 사례였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K9이 이집트 현지에서 혹독한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는 점입니다.
2023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사막과 산악 등 다양한 환경에서 1만km를 주행하면서 성능과 최대 출력 등 모든 기술·운용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이러한 성과가 천무 수출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2월 방산전시회가 변곡점
업계에서는 오는 12월에 열리는 제4회 이집트 국제방산전시회가 계약 협상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천무를 직접 선보이고, 이집트 군 관계자들과의 본격적인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관계자는 "이집트 수출과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중동 지역 매체들의 연이은 보도와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방산업계가 또 한 번의 해외 진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통해 중동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