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가 흔들린다”…SK하이닉스, 삼성전자 시가총액 정말 넘어설까? [QnA]
증권가 “반도체 호황 따른 선의의 경쟁, 韓 경제 전체엔 긍정적 신호”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굳건하게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삼성전자의 왕좌가 흔들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타고 질주하면서, 두 회사의 시총 격차가 사상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큰 차이를 보였던 두 기업의 시총 격차가 대폭 축소되면서, 1위 자리를 둘러싼 순위 변동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양사의 시총 경쟁 상황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봤다.

Q. 지금 두 회사의 시총 격차는 얼마나 되나.
지난 28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약 1750조원, SK하이닉스는 약 1631조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덩치를 100으로 놓았을 때 SK하이닉스가 93.2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두 회사의 격차는 6.8%에 불과하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는 두 종목 간 시총 격차가 10% 미만으로 좁혀진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Q. 1년 전과 비교하면 얼마나 달라진 건가.
1년 전인 지난해 5월 말만 해도 삼성전자의 시총은 330조원대, SK하이닉스는 151조원대로 격차가 두 배 이상 났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삼성전자 시총이 약 429% 성장할 때, SK하이닉스의 시총은 무려 977% 급등하며 따라잡았다.
Q. SK하이닉스가 이렇게 빠르게 따라잡은 이유는 무엇인가.
핵심은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HBM은 AI 연산을 처리하는 데 필수적인 고성능 반도체로, SK하이닉스가 이 시장을 일찌감치 선점하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됐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가전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 전자기업인 반면, SK하이닉스는 반도체에만 집중하는 구조여서 AI 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주가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HBM 시장 선점 효과와 함께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사업에 집중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Q.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더뎠던 이유도 있나.
삼성전자 내부 사정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는 성과급 문제와 노사 간 대립, 파업 위기 등 극렬한 내부 갈등을 겪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전자가 파업 문제로 노사 간 극렬한 대립을 보일 때 SK하이닉스는 조용히 뒷심을 발휘해 격차를 좁혀왔다"고 평가했다.
Q. 그렇다면 실제로 역전이 일어날 수 있나.
전문가들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국CXO연구소는 격차가 5% 미만으로 좁혀질 경우 역전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SK하이닉스·삼성전자 간 시총 비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어, 반도체 지수가 추가 상승하면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반도체 수출은 올해 1~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하며 슈퍼 호황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다.
Q. 이런 경쟁 구도가 증시 전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호조로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것은 주식시장과 경제 모두에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반도체 쏠림 현상과 버블 우려를 제기하지만, 박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쏠림은 철저히 이익 사이클에 기반한 것이어서 투기적 버블과는 결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AI·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즐겨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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