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안드로이드 ‘도난 감지’ 테스트 시작

(출처: 구글)

스마트폰은 일상의 필수품이자 잘 지켜야 하는 보물상자다. 다양한 기능으로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주지만, 유출되면 안 되는 민감한 정보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온라인 뱅킹 서비스, 자신과 타인의 사진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지키기란 쉽지 않다. 크기가 작아 몰래 훔치기 쉽고 되팔았을 때 이익이 커서 이를 노리는 도둑이 많다.

구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구글 I/O’ 행사에서 대안을 내놓았다. 당시 회사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다양한 보안 장치를 추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기능이 하나 있다. 스마트폰이 도난 상황을 감지해서 후속 조치를 취하는 ‘도난 감지 잠금’이다. 조만간 이 기능이 정식 출시될 전망이다. 해외에서 테스트를 시작했다.

구글, 브라질서 도난 감지 테스트

8월 17일(현지시간) 캐나다 IT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Police)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도난 감지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한 첫 번째 지역으로 브라질을 택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에서 테스트를 시작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해당 지역에서 스마트폰 도난 사건·사고를 당한 사용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뒤따를 뿐이다.

(출처: Mishaal Rahman)

안드로이드 도난 방지는 스마트폰을 훔치면 작동한다. 기기가 스스로 도난 순간을 인식한 다음, 도둑이 사용할 수 없도록 잠근다. 예컨대 누군가 타인의 스마트폰을 낚아챈 후 뛰거나, 자전거·자동차에 탑승해서 도주하는 상황을 스마트폰이 알아챌 수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스마트폰이 도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전문가 미셸 라만(Mishaal Rahman)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도난 감지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스코프 센서로 측정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가속도 센서는 이름처럼 물체의 가속도(속도 변화)를, 자이로스코프 센서는 물체의 각속도(회전 속도)를 측정하는 부품이다. 스마트폰 움직임을 포착한 다음, 인공지능으로 데이터를 분석한다는 것이다.

도둑들은 스마트폰을 훔친 후 네트워크 연결을 해제하기도 한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스마트폰이 장시간 네트워크와 연결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잠기도록 설계했다. 도난 감지 기능은 평소와 다른 징후도 포착한다. 스마트폰이 평소와 다른 곳에서 네트워크에 접속하거나, 여러 번 인증 시도를 실패하면 잠긴다.

구형 스마트폰도 사용 가능

(출처: 구글)

도난 감지 기능은 구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새로운 기능이지만, 오래된 안드로이드에서도 작동한다. 구글은 이 기능을 안드로이드 10 이상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4~5년 전 출시한 스마트폰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 10은 2019년 배포된 운영체제로, 이 시기 출시한 제품으로는 갤럭시 S10 시리즈가 있다.

안드로이드 도난 감지 기능은 올해 말 구글 플레이 서비스 업데이트로 제공될 예정인데, 정확한 출시 시기는 아직 알 수 없다.

구글, 안드로이드 보안 대폭 강화

구글은 안드로이드 15부터 보안 기능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구글은 도난당한 기기를 마음대로 공장초기화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장 초기화란, 스마트폰이 공장에서 처음 만들어졌을 때로 되돌리는 기능으로, 저장된 모든 데이터가 삭제된다. 훔친 스마트폰을 되팔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라고 보면 된다. 안드로이드 15부터는 공장초기화 시도 시 구글 계정 인증을 받아야 한다.

(출처: 구글)

금융, 은행, 개인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숨길 수 있는 별도 개인 공간도 생긴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더라도 타인이 중요한 정보를 볼 수 없게 한 것이다. 개인 공간은 사용자가 지정한 PIN으로 여닫을 수 있다. 삼성전자 보안 폴더 기능과 유사해 보인다. 보안 폴더 역시 암호화된 별도 구역에 사용자가 앱이나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능이다.

안드로이드 15는 지난 13일 열린 메이드바이구글 행사에서 픽셀 9 시리즈와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였다. 보통 구글은 차세대 픽셀과 안드로이드 버전을 함께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이 빗나갔다. 예년보다 행사 일정을 앞당긴 탓인지, 안드로이드 15는 모습을 드러나지 않았다. 평소 배포 시기를 고려하면 3분기 안에 안드로이드 15 배포가 시작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