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실화냐”…두 눈을 의심케 한 아파트 ‘주차 빌런’ 사건 발칵[권준영의 집이슈]

권준영 2024. 10. 8.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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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파트 입주민 ‘주차 상태’ 지적한 B씨, 정작 본인은 ‘두 칸 주차’…네티즌들 ‘비난 폭주’
A씨 답답한 심경 토로…“주차 관련 같은 아파트 주민 B씨한테 이상한 소릴 들어서”
“제가 주차했던 자리 다시 가보니…배려를 원하시는 게 이건가? 열 받아서 다시 문자 보내”
“제가 비상식적인가요? 아니면 B씨가 비상식적인가요? 주말에 짜증 나 죽는 줄”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연합뉴스>

아파트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차장을 마치 사유지처럼 사용하는 한 입주민의 행태가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8일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한 번 봐주세요. 주차 관련 주민과 마찰"이라는 제하의 글이 전날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시 21분 기준, 8만4502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게시물은 짧은 시간에 높은 조회수와 수많은 댓글들이 쏟아지면서 '베스트글' 카테고리에 배치됐다.

작성자 네티즌 A씨는 "주차와 관련해 같은 아파트 주민 B씨한테 이상한 소릴 들어서 같이 한 번 봐주십사 하고 글을 올려본다"며 "며칠 전 갑자기 (B씨에게서) 전화가 온다. '○○○○ 차주 되시나요?'. '네 맞습니다'라고 대답하니 (B씨가) '여기 아파트 주민 맞아요?'라고 묻더라. 아니 아파트 주차 스티커도 다 붙어있는데 뭔 일이지 하면서 물어봤다. '네. 아파트 주민 맞고 무슨 일이시죠?'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B씨가) '주차를 잘 좀 해주세요'라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A씨는 "순간적으로 '(내가) 주차를 잘못했나?' 생각하고 '제가 주차를 잘못했나요? 그럴리가 없는데요?'라고 하니 (B씨가) 어쩌고저쩌고 하더라"며 "슬슬 짜증이 나서 '그래서 제가 뭘 잘못했냐고요?'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니 (B씨가) '왜 시비조로 말하냐'며 성질내면서 끊더라"고 자신과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B씨와 마찰을 빚은 상황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후 주차장에 내려가 봤다. 주차 선에 잘 맞춰 주차했는데? 정확히 가운데 넣었는데?"라며 "(B씨에게) 전화를 했는데 안 받는다. 그래서 문자를 보냈다. 해명을 듣고자 계속 전화해도 안 받고 전화를 달라고 해도 안 주더라"고 말을 이어갔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다음날 민원을 제기한 B씨에게서 '주차를 잘 했어요. 그런데 좌나 우측에 하면 더욱 더 좋을 것 같네요. 중앙보다 서로가 배려하는 마음으로'라는 내용의 문자가 왔다고 한다.A씨는 "그리고 바로 어제…제가 주차했던 자리를 가보니…"라며 "아니 배려를 원하시는 게 이건가? 열 받아서 다시 문자를 보냈다"고 B씨가 주차를 한 사진을 공개했다. A씨가 B씨에게 보낸 문자는 '선생님 이렇게 주차하시려고 저보고 주차 똑바로 하라고 하신 건가요? 세대 주차 가능한 자리를 있는 자리를 두 자리 차지하셨네요. 여기 소형차들이 주차하면 세대 가능합니다. 주차 이렇게 하지 마세요'라는 내용이다.

끝으로 그는 B씨를 겨냥해 "본인이 이렇게 주차하려고 배려를 외친 건가요? 차 확인은 본넷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랑 제가 문자 보낸 전화번호를 확인한 후 알았다"며 "제가 비상식적인가요? 아니면 상대방(B씨)이 비상식적인가요? 주말에 짜증나 죽는 줄 알았다. 이거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조언 좀 부탁드린다"고 네티즌들에게 의견을 구하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카X발이 카X발 했는데 무슨 잘못이라도?", "저런 사람과 같은 아파트에 살고 계시니 참 힘드시겠다. 번호 보니 없는 살림에 애들 하고 캠핑 가고 싶은지 지붕 올린 차량 중고로 구매한 거 같은데 짠한 마음으로 용서해주시라", "진짜 매가 약이다", "와 갑자기…너무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가 난다", "본인 편안함만 아는 사람. 남에 대한 배려라곤 눈꼽 만큼도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국토교통부가 공개한 'e-나라지표'의 '자동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1995년 말 기준 차량 대수가 847만대에서 2022년 2550만 대로 이미 3배(3.01배)를 돌파했다.

현재 국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 주차대수 산정기준은 1996년 마련한 산정기준을 따른 탓에 주차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유지 불법주차'에 대한 국민신문고 민원 신청 건수는 2020년 2만4817건으로, 2010년에 비해 약 153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지난 2022년 9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사유지 주차장 주차 갈등 해결을 위해 국토부에 견인·과태료 등 조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권익위 개선 방안에는 공동주택관리법의 관리규약을 신설하고 주차장법도 동시에 개정해 '인접한 주차단위구획을 침범해 다른 차량의 주차를 방해하는 경우'에 대해 행정조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국회에서도 '주차장 알박기' 등 부적정 주차가 발생했을 경우, 견인 근거를 마련하는 등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부적정 주차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 역시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현행 주차장법과 도로교통법상 적용을 받지 않는 아파트 주차장에선 경찰 및 지자체 관계자가 이동 명령, 견인 등 조치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관리법상 장기 방치 차량에 조치를 취하는 것도 타인의 토지에 무단 주차하는 경우에 한하므로, 입주민 간의 문제엔 해당사항이 없다. 결국 형법에 따라 일반교통방해죄, 업무방해죄, 재물손괴죄로 기소하는 게 형사상 책임을 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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