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해외 부동산투자 56조원…당국 "5.9% 평가손, 영향 제한적"

유진아 2024. 2. 22.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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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32조·은행 10조원 순…총자산 대비 0.8%
사업장 28곳 기한이익상실…투자규모 2.4조원

미국발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투자한 해외 부동산 부실에 대한 공포가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규모가 56조원이 넘는다. 원금 대비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5.9%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투자 규모가 총자산의 0.8% 수준으로 투자 주체와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는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물론 해외 부동산시장 위축이 장기화되면 금융사의 손실 확대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사들이 내부통제 강화와 리스크 대응 능력을 제고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권별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 / 그래픽=비즈워치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 55조8000억원 대비 1.07%(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금융권 총자산(6800조9000억원)의 0.8%에 달하는 규모다.  

금감원은 "최근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 금액이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에 그치는 등 신규투자는 정체됐다"고 판단했다. 

금융권별로 살펴보면 보험업계가 31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은행 10조1000억원 △증권 8조4000억원 △상호금융 3조7000억원 △여전 2조2000억원 △저축은행 1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4조5000억원(61.1%)으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유럽 10조8000억원(19.2%), 아시아 4조4000억원(7.9%) 순이었다. 오세아니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기타 지역과 복수지역 투자는 6조6000억원(11.8%)이다.

만기별로는 올해까지 12조7000억원(22.5%), 2030년까지는 43조7000억원(77.5%)의 만기가 도래한다. 

투자 대상별로는 부동산 개발, 임대 사업 목적으로 개별 부동산에 투자해 사업장 파악이 가능한 단일자산 투자의 경우 35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며 주로 블라인드 펀드, 재간접 펀드에 투자해 사업장 파악이 불가한 복수자산 투자의 경우 20조5000억원이다. 

자산건전성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 35조8000억원 중 2조3100원(6.46%)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1조3300억원에서 2.76% 증가한 것이다. 

EOD란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에 빌려준 자금에 대해 만기 전에 회수를 요구하는 것으로, 채무자가 만기까지 연체금을 내지 못하거나 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을 때 선언한다.

금감원은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 또는 원금 미지급,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LTV 조건 미달 등에 따른 것"이라며 "선진국의 재택근무 정착 및 고금리 지속 등에 따라 전 분기 대비 EOD 발생 자산이 증가하는 등 투자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현재 확인한 EOD 발생 사업장은 28개로 지난해 9월 이후 3건이 추가됐다. 해당 사업장에 금융회사가 투자한 규모는 2조46000억원이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EOD가 발생했다고 해서 전액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며 "향후 투자자간 대출조건 조정, 만기연장, 대주변경 등을 통해 EOD 해소가 가능하며, 자산매각시에도 배분 순위에 따라 전액 또는 일부 투자금 회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부원장보는 또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규모는 총자산 대비 1% 미만으로 금융회사의 양호한 자본 비율 등 손실흡수 능력 감안시 투자 손실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향후 해외 부동산시장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여 적정손실인식 및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사업장·투자건별 데이터베이스(DB) 보안 및 금융회사의 손실반영·충당금 적립 등 리스크 관리 실태 점검할 것"이라며 "손실 및 부실(우려) 자산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금융회사 및 금감원 해외사무소 등과 연계하여 신속 보고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회사·자산별 리스크관리 강화를 위해 만기임박 자산 등에 대해 금융회사의 대응계획을 선제적으로 파악·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아 (gnyu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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