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타고 토스트·과일빙수까지…그 시절 추억담긴 캔모아·카페베네

카페 트렌드 변화로 사라졌지만 ‘캔모아·카페베네’…과거 한 시대 풍미했다
ⓒ르데스크

방과후 친구와 함께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던 캔모아와 카페베네는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들은 과거 프랜차이즈 카페 시장을 선도했던 곳이지만 최근 카페의 트렌드가 바뀌면서 주변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수 백 개의 매장을 운영했지만 현재 몇 개 남지 않아 간간이 운영되고 있는 매장 방문한 사람들은 과거 학창시절 추억을 되살리고 있는 모습이다.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캔모아는 친구들과 학교를 마친 후에 들러 빙수를 하나 시키고 토스트를 무제한으로 리필해 먹으며 그네의자에 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과거에는 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인기 있었지만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와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많이 생기게 되면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실패해 문을 닫기 시작한 캔모아는 현재 전국적으로 11곳이 남아 운영되고 있다.

▲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캔모아는 과거 친구들과 학교를 마친 후 들러 빙수와 파르페를 시켜 먹으며 수다를 떨었던 곳으로 카페 트렌드의 변화로 인해 최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사진은 부평에 위치한 캔모아 매장의 모습. ⓒ르데스크

캔모아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흔들의자와 그네의자도 여전히 있어 과거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트레이드마크인 식빵 토스트와 생크림도 여전히 제공된다. 요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보기 힘든 흔들의자와 식탁보 위에 유리판을 올려둔 테이블에는 여전히 메뉴판도 준비돼 있어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종종 볼 수 있었지만 최근엔 보기 어려워진 ‘김철수 ♡ 김영희’, ‘김영희 왔다감’ 과 같은 낙서도 볼 수 있다. 다만 키오스크의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키오스크를 활용해 주문을 받는 점이 과거와 달라졌다.

사람들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생크림과 식빵 토스트’를 캔모아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예전만큼 캔모아를 보기 힘들어지자 우스갯소리로 “망한 이유는 우리가 토스트를 많이 먹어서가 아닐까”라고 말할 정도다.

과거엔 여러 명이 빙수를 하나만 시키더라도 토스트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었지만, 현재 운영되고 있는 일부 매장에서는 음료를 2잔 이상 시키거나 빙수를 먹을 경우에만 토스트를 1회 리필이 가능하다.

여전히 캔모아는 10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습이지만 학창시절에 캔모아를 주로 다녔던 20대 중후반 이상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10명이 넘는 손님들이 있었고, 계속해서 매장 내부에는 손님들이 들어왔다.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남자친구 혹은 어린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다.

강지연 씨(34·여)는 “중학교 때 학교 마치면 친구들과 매일 흔들의자에서 빙수를 나눠 먹던 단골손님이었는데 어느샌가 많이 사라져서 가고 싶어도 오지 못 했다”며 “SNS에서 보고 엄마가 친구들이랑 자주 왔던 곳을 7살 딸아이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어서 이번에 함께 와보게 됐다”고 했다.

강 씨는 “거의 10년 만에 방문한 것 같은데 그네의자나 메뉴, 매장 분위기, 토스트 등 과거에 친구랑 왔을 때랑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좋은 것 같다”며 “오늘도 예전에 먹었던 메뉴들 위주로 주문했고 자리도 친구들과 자주 앉았던 그네의자로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 압도했던 카페베네…“여전히 악마의 초코빙수를 파네”

▲ 스타벅스를 매장수로 압도했던 카페베네는 설빙이 등장하기 전까지 빙수의 대명사로 불렸던 곳이다. 사진은 청량리역 근처에 위치한 카페베네 매장의 모습. ⓒ르데스크

2010년에 방영된 MBC 일일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엔딩에 항상 등장해 대중들에게 익숙한 카페베네는 2013년 설빙이 등장하기 전까지 빙수의 대명사였다. 특히 2013년에는 전국적으로 매장수가 1000개를 돌파하기도 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점인 스타벅스를 매장수로 압도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카페베네는 프랜차이즈 카페 메뉴로 빙수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14년에는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해 ‘악마의 초코빙수’를 출시하는 등 여름철마다 새로운 빙수를 공개해 무더운 여름을 책임지곤 했다.

이러한 인기의 배경에는 엄청난 크기의 그릇에 푸짐한 토핑과 크림으로 인해 화려한 비주얼이 손꼽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나 혼자 먹는 디저트’보다는 ‘함께 나눠 먹는 디저트’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해 많은 사람들이 친구들과 대형 빙수를 나눠 먹기 위해 카페베네에 방문했다.

최근 많은 카페들이 우유를 활용해 부드러운 식감의 눈꽃 빙수를 선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카페베네는 얼음 빙수를 판매한다. 빙수뿐만 아니라 허니브레드, 젤라또 등 다양한 디저트를 파는 카페로도 유명한 카페베네는 여전히 다양한 디저트 메뉴들로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2022년 기준 남아있는 카페베네 매장은 총 176개로 운영 중인 매장들은 세련된 느낌이 나도록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청량리역 근처에 있는 카페베네는 우드톤의 매장과 거대한 시계가 그려져 있는 과거의 모습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영업하고 있다.

매장 한켠에는 여전히 북카페와 칸막이 좌석도 운영하고 있어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방문한 사람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카페베네만의 특별한 요소로 남아 있다.

권지범 씨(28·남)는 “과거 친구들과 한 푼 한 푼 모아 함께 사먹었던 추억이 생각나 오랜만에 시켜봤는데 그때 그 맛이 나서 놀랐다”며 “그때도 4명이서 같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컸는데 지금도 너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권 씨는 “최근에는 설빙에서 빙수를 먹다보니 주로 우유 빙수만 먹었다”며 “얼음 빙수를 파는 곳을 찾기 어렵다 보니 오랜만에 먹어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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