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때 포르쉐의 유려한 디자인을 닮은 이미지 사진이 유출되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현대차의 전기 세단 아이오닉 6. 이 차량은 올해 상반기에 영국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최고의 패밀리카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국에선 유독 호불호 갈리는 디자인으로 인해 아이오닉 5에 밀려 제대로 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현대차가 그동안 선보여 왔던 그랜저, 싼타페의 블랙 잉크 모델과 같이 실내외 다양한 디자인 요소들을 검정색으로 물들인 아이오닉 6 블랙 에디션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일반 아이오닉 6를 기반으로 디자인 됐기에 전체적인 외형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블랙 에디션 모델은 기존에 필자가 알던 아이오닉 6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고급스럽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큰 기대 없이 차량을 바라봤기 때문인 것일까. 실질적인 변화라고는 디자인 포인트를 블랙 색상으로 변경한 것밖에 없는데, 기존 메탈릭 색이 가미된 밝은 컬러보다 블랙이 훨씬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랙 에디션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법적으로 마음대로 색상을 변경할 수 없는 램프류를 제외하고 변경을 진행했기에 색상에 변화를 준 부분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전면부에서는 범퍼 하단 몰딩과 기존 유광 크롬 소재로 마감되었던 현대 엠블럼 정도가 전부이고, 측면부는 사이드 실 몰딩과 20인치 휠을 블랙 색상으로 매치했다.
디지털 아웃사이드 미러 커버도 외장 색상과 관계없이 전체를 블랙 색상으로 칠했다. 신기한 점은 카메라 렌즈를 감싸고 있는 커버가 반투명해 내부의 부품들이 밖으로 비춰 보인다는 점. 이에 대해 긍정적인 여론과 부정적인 여론이 반반으로 갈리지만, 필자는 이 부분이 차를 한층 더 미래적인 모습으로 보이도록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하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후면부는 외형에 통일감을 줄 수 있도록 리어 범퍼 하단 몰딩에 블랙 색상 포인트를 적용했다.

모델명에 블랙 에디션이란 명칭이 붙는 만큼 실내도 색상을 '블랙 모노톤' 한 가지로 통일했다. 물론 이 부분이 외장 디자인과의 통일성을 위한 선택이긴 했겠지만, 현대차 특유의 화사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필자에게는 약간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대시보드를 비롯한 실내 구성과 시트 소재는 상위 트림인 만큼 사용감이 충분히 만족스럽다.

실내 공간도 E-GMP 기반 전기차 특성 덕분에 성인 남성이 다리를 뻗어도 괜찮을 만큼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이는 휠베이스가 2950mm에 달하기 때문이다. 트렁크 공간도 세단치고는 넓은 401의 공간을 제공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주행에 나설 시간이다. 이 차량이 블랙 에디션이란 명칭을 지니고 있긴 하지만, 이는 엄밀히 따지면 59만원짜리 디자인 패키지이기 때문에 동력계 성능은 롱레인지 AWD 모델과 동일하다.

아이오닉 6의 승차감은 전기 세단답게 정숙했다. 매끄러운 외관 실루엣 덕분에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공기저항계수도 현대차 역대 모델 중 가장 가장 낮은 0.21Cd를 달성해 5.5km/kWh에 달하는 복합 전비를 기록할 수 있었다. 실주행에서는 7km/kWh 이상의 전비도 어렵지 않게 뽑아낸다.

전비가 높다고 해서 출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아이오닉 6는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 기준 전륜과 후륜 2개의 모터가 320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통해 저속부터 고속구간까지 골고루 만족스러운 가속 능력을 선사한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다양한 운전 경험도 할 수 있다. 에코 모드를 선택하면 2.0 급 엔진을 탑재한 내연기관 중형 세단을 운전하는 듯한 주행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시스템이 속도를 제어해 급격한 가속을 막아줘 전기차와 친하지 않은 일반 운전자들이 전기차에 입문할 때 사용하기 적합하다.

노멀 모드를 켜면 모터의 출력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의 반응도 더 빠릿해진다. 내연기관 차량을 운전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에코 모드와 달리, 노멀 모드부터 전기차 특유의 주행감성이 강해진다.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면 몇 초간 스포츠카가 연상될 만큼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이 차가 지닌 최고출력과 토크를 저속에서부터 활용해 정지 상태에서부터 100km/h까지 단 5.1초 만에 주파한다. 공차중량이 2t에 달함에도 차체를 가볍게 밀고 나아간다.
이처럼 아이오닉 6 블랙 에디션은 기존의 강점들을 유지하면서도 디자인적인 약점을 보강해 꽤나 매력적인 선택지로 거듭났다. 물론, 이 차를 블랙 컬러로 물들이는 데 59만원이라는 작지 않은 비용이 필요하긴 하지만, 올해 아이오닉 6의 모든 트림 가격이 200만 원 인하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생각하면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는 비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SPECIFICATION_HYUNDAI IONIQ 6 BLACK EDITION
길이×너비×높이 4855×1880×1495mm | 휠베이스 2950mm | 공차중량 2035kg
동력계 듀얼 모터 | 배터리 용량 77.4kWh | 주행가능거리 484km
최고출력 320 ps | 최대토크 67.7kg·m
구동방식 사륜구동 | 0→시속 100km 5.1초 | 최고속도 192km
전비 5.5km/kWh | 가격 5366~624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