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형 밥은 아니다"…'이주형 형' 이주찬의 끝내기, 롯데도 체면도 살렸다

김민경 기자 2024. 4. 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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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직, 김민경 기자
▲ 끝내기 안타 축하를 받는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김민경 기자] "그래도 형 밥은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이주찬(26)이 일을 냈다. 이주찬은 7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 6-6으로 맞선 10회말 2사 2루 기회에 대타로 출전해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쳐 7-6으로 경기를 끝냈다. 타구가 3루 베이스를 타고 빠져나가면서 최초로 페어가 선언됐는데, 두산이 페어/파울 관련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면서 승리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1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최종 판정은 역시나 페어. 롯데 동료들은 너도나도 이주찬에게 물을 뿌리며 그의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축하해 줬다.

이주찬은 "많이 좋았다. 코치님께서 계속 (대타로) 준비하라고 나갈 수도 있다고 하셔서 준비하고 있었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나름대로 준비하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타석에서는 또 되지 않더라. 그러다가 2스트라이크에서 감독님이 벤치에서 내 몸이 빠진다고, 조금 안쪽으로 넣는 식으로 치라고 하셨다. 약간 느낌을 반대로 놓고 친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그러면서 그나마 몸이 덜 빠져가지고 타구가 (파울라인) 안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고 끝내기 안타 상황을 되돌아봤다.

찰나에 원포인트 레슨을 해준 김태형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주찬은 "원래 같았으면 아마 파울이 됐을 것이다. 감독님이 몸을 넣으면서 치라고 보여주셔서 덕분에 안타가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이날 선발투수 박신지가 1이닝 만에 내려가는 바람에 박신지(2⅓이닝)-이병헌(2이닝)-박치국(1이닝 2실점)-최지강(0이닝 2실점)-김민규(1이닝 2실점 비자책점)-정철원(1⅔이닝)까지 승리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투수는 다 쓴 상태였다. 10회 좌완 김호준을 올려 겨우 버티고 있었는데 이주찬이 두산의 남은 승리 희망을 앗아갔다.

이주찬은 "어차피 1루가 비어 있었으니까. 나한테 좋은 공은 안 줄 것이라고 생각하다. 변화구로 승부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약간 높게 보고 눈에 들어오면 치자고 했는데, 막상 또 타석에 들어가니까 그게 또 잘 안 되더라. (치고 나서는) 내가 봤을 때는 파울 같은데, 애들이 와서 '파울 같다'라고 하고 있었다. 그런데 페어가 선언돼서 좋았다"고 설명했다.

연장 10회 혈투를 끝내고 팀의 2연승에 이바지한 이주찬에게 롯데 선수들은 너도나도 물을 뿌렸다. 몇몇 선수들은 "맞았을 때 따가워야 한다"며 탄산수를 준비해 뿌리기도 했다. 포수 정보근은 물을 입에 머금고 이주찬에게 분사해 웃음을 안겼다. 상황을 몰랐던 이주찬은 정보근이 입으로 물을 뿌렸다는 말에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이주찬은 처음 물세례를 받은 소감과 관련해 "기분은 좋은데 너무 춥다. 탄산수는 너무너무 따가웠다. 진짜 피부에 닿았는데 너무 따갑고 찐득찐득 하더라"고 생생한 후기를 들려줬다.

▲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이 끝내기 안타를 치고 물세례를 받고 있다. ⓒ 롯데 자이언츠

사실 이주찬은 스포트라이트가 익숙한 선수가 아니다. 경남고-동의대를 졸업하고 2021년 육성선수로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올 시즌 전까지 1군 출전 기록은 2021년 3경기가 전부였다. 꽤 견고한 수비, 그리고 타석에서는 파워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인데 1군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조금 더 멀리 보고 군 문제부터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김태형 감독이 롯데에 새로 부임하면서 이주찬이 조금씩 언급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괌 1차 스프링캠프에서 주목할 내야수로 이주찬을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더라. 송구 능력이 가장 좋은 선수다. 타격에서도 파워가 굉장히 좋다. 갖고 있는 능력이 좋아서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라고 했다. 당장 주전급이라기 보다는 미래를 대비하기에 딱 좋은 선수라는 평가였다.

이주찬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었으나 한두 타석 오는 기회에 다 보여주기란 쉽지 않았다. 이주찬은 "솔직히 내가 엄청 막 잘하지는 않지만, 감독님께서 계속 데리고 믿어 주신다. 경기 때 감독님이 기대한 모습을 많이 못 보여 드리다가 오늘(7일) 끝내기 하나 그래도 해서 조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연습 때는 또 잘된다. 연습 때는 생각한 대로 되는데, 딱 경기만 들어가면 또 이상해지니까. 경기 때 잘하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덧붙이며 아직 더 성장해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주찬은 끝내기 안타를 치기 전까지 동생인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주형(23)이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쓰면서 '이주형의 형'으로 더 주목을 받았다. 이주형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 13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했다가 지난해 7월 LG가 선발투수 수혈을 위해 키움에서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영입할 때 키움이 선택한 카드다. 이주형은 지난해 69경기에서 타율 0.326(215타수 70안타), 6홈런, 36타점으로 활약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완전히 미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는데도 5경기 타율 0.524(21타수 11안타), 1타점, OPS 1.279 맹타를 휘두르며 '제2의 이정후'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다.

이주찬은 오늘 만큼은 동생에게 먼저 축하를 받을 것 같다는 말에 "형 그래도 밥은 아니다"라고 할 것 같다고 말해 한번 더 웃음을 안겼다. 그리고는 "동생도 오늘 안타 쳤나요?"라고 물으며 살뜰히 이주형을 챙겼다.

이주형은 이주형의 활약이 형으로서 매우 뿌듯하다고 했다. 그는 "(잘 치고 있어서) 진짜 정말 기분 좋다. 진짜 정말 좋다. 한번씩 연락을 하는데, 시즌 개막하고 동생이 아파서 재활하고 있을 때 그때 내가 SSG전에 나갈 기회가 있었는데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고 나서 동생한테 연락했는데 그냥 '잘했다. 어쩔 수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동생이 아무래도 잘 치니까. 내가 많이 물어보고 (동생이) 타격 이야기를 많이 해 준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주형은 올해 자신에게 가장 큰 기회가 왔다고 믿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올해 진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상황에 맞게 잘해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계속 선수들을 돌리는 상황이니까. 나한테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 ⓒ 롯데 자이언츠
▲ 롯데 자이언츠 이주찬의 동생인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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