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틈도 손쉽게'…다이슨, 세계서 가장 얇은 청소기로 韓 공략

톰 무디 다이슨 글로벌 홈 총괄이 26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스퀘어 성수4에서 열린 차세대 기술 소개 행사에서 청소기 신제품과 적용된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청소의 미래를 바꾸게 될 '펜슬백'은 아파트 같은 주거환경에 적합해 한국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톰 무디 다이슨 글로벌 홈 총괄이 26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스퀘어 성수4에서 열린 차세대 기술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다이슨은 이날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선 진공청소기 펜슬백을 공개했다. 신제품의 이름은 연필(pencil)과 진공청소기(vacuum)의 앞 글자를 각각 따서 만든 합성어로 연필처럼 가볍고 얇다는 뜻이다.

신제품은 슬림형 디자인에 다양한 혁신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의 경우 손잡이 지름 38㎜, 무게 1.8kg로 한 손으로도 가볍게 들고 사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이슨은 신제품에 500원 동전 크기에 빠른 회전이 가능한 하이퍼디미엄 모터를 탑재했다.

지름 28㎜인 하이퍼디미엄 모터는 분당 14만회 회전하며 신제품의 전력밀도를 기존 모델 대비 34% 높였다. 또 55AW의 강력한 청소 성능을 지원해 마룻바닥의 미세한 먼지를 99% 이상 제거한다.

무디 총괄은 "신제품은 지금까지 자사가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의 정점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라며 "직경 38㎜는 자사 헤어드라이어 제품 중 가장 작고 가벼운 '슈퍼소닉r 프로페셔널 헤어 드라이어'와 같다"고 강조했다.

네이슨 로슨 맥클린 다이슨 시니어엔지니어링매니저가 26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스퀘어 성수4에서 열린 차세대 기술 소개 행사에서 신제품에 적용된 '플러피 콘 헤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권용삼 기자

또 신제품에는 다이슨 최초로 4개의 원뿔형 나일론 브러시를 장착한 '플러피 콘 헤드'를 적용했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이 헤드는 측면으로 나일론 브러시가 확장돼 가장자리까지 놓치지 않고 청소할 수 있다.

헤드 앞뒤에는 레이저와 같은 일루미네이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초록 불빛을 비춰 마룻바닥의 미세한 먼지까지 깔끔하게 흡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유연한 방향전환이 가능해 청소가 필요한 공간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적은 힘으로도 모든 방향을 깨끗이 청소할 수 있다.

무디 총괄은 "그동안 청소하다 머리카락이 헤드에 엉키면 가위를 찾으러 가거나 손가락을 집어넣어 빼내야 했다"며 "이는 누구도 유쾌하지 않은 경험으로,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다이슨은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고 강조했다.

네이슨 로슨 맥클린 다이슨 시니어엔지니어링매니저는 "헤드의 끝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4개의 콘 브러시가 양쪽 끝으로 머리카락을 밀어내 브러시에 엉키는 것을 방지하고 효과적인 청소를 돕는다"며 "본체는 95㎜ 높이까지 평평하게 눕혀져 침대 밑이나 낮은 가구 아래 공간도 청소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다이슨은 신제품의 얇은 디자인에 맞춰 소형화에 한계가 있는 사이클론 기술을 과감히 포기하고 2단계 직선형 필터레이션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2단계로 설계된 완전밀봉 필터가 흡입된 공기로부터 0.3㎛ 크기의 미세먼지를 99.9% 걸러낸다.

맥클린 매니저는 "사이클론 크기를 너무 축소하면 공기흐름이 줄어 흡인력이 약해진다"며 "흡입력과 타협하지 않고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2단계 먼지 직선분리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먼지통 배출 시스템은 압축된 먼지를 쓰레기통 깊숙이 밀어 넣어 날림 현상을 줄여주고 손에 닿지 않아 위생적으로 먼지통을 비울 수 있다"며 "0.8ℓ의 5배가량 되는 먼지를 저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6일 서울 성동구 무신사스퀘어 성수4에서 열린 다이슨 차세대 기술 소개 행사에서 펜슬백 청소기로 손쉽게 장애물이 설치된 시연장에서 청소하는 모습 /사진=권용삼 기자

이뿐 아니라 신제품은 다이슨 청소기 최초로 '마이 다이슨' 앱과 연동 가능해 사용자의 편의성이 개선됐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앱에서 필터 관리시점 등 추가 제품 유지 및 보수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본체에 장착된 LCD 화면에서도 청소 모드를 조정하거나 배터리 용량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맥클린 매니저는 "마치 여러분 집에 저 같은 엔지니어가 있는 것과 동일하다"며 "단계별로 가이드를 제공해 제품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이슨이 한국 시장에 맞춘 신제품을 내놓고 실적 반등을 이룰지도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슨코리아는 지난해 전년동기 대비 30.8% 감소한 549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7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다이슨은 이후 무선청소기 붐을 일으키며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했다"며 "다만 이후 애프터서비스(AS) 등에 문제가 생기며 삼성·LG전자에 점유율을 점점 빼앗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제품은 1~2인 가구와 신혼부부를 겨냥한 것"이라며 "기술력과는 별개로 한국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서비스, 편의성 등과 관련된 평가가 향후 판매 성과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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