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신공항 공사 첫발 뗐지만…공기·비용 협상 등 ‘험로’(종합)

염창현 기자 2024. 10. 16.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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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컨소 수의계약 착수

- 국토부 이달내 현장설명회 개최
- 4차례 유찰 끝에 기본계획 착수
- 업체 공고조건변경 요구 가능성
- 정부는 중도변경 불가능 원칙
- 지역사회 “불필요한 힘겨루기”

현대건설 연합체(컨소시엄)가 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공사 사업자 선정을 위한 수의계약 절차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힘(국제신문 16일 자 1면 보도)에 따라 네 차례 유찰로 지지부진했던 사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그러나 정식 계약을 하기 위한 과정에서 연합체가 공고 조건 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연합체가 사실상 공사를 수행할 사업자로 확정된 점을 활용,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국제신문DB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합체는 앞으로 6개월간 기본설계와 ‘우선 시공분(현장 사무소 등 공사 수행에 필요한 시설)’ 설계에 들어간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과 구체적 시기를 협의해 이번 달 중에 부산에서 연합체를 대상으로 현장 설명회를 갖는다. 이후 국토부에 제출되는 기본설계 등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거친 뒤 내년 상반기에 정식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연합체가 몇몇 사안에 대해 공고 조건 변경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우선 예상되는 것은 공사기간 연장이다. 공고문에는 사업자가 착공 후 7년(84개월) 내에 공사를 끝내게 되어 있다. 국토부는 애초 공사기간을 6년으로 정했다. 그러나 이 조건이 담긴 1, 2차 입찰이 유찰되자 3차 입찰 때부터는 1년 더 늘렸다. 이에 더해 연합체는 바다를 매립해 활주로를 만들어야 하는 등 공사의 난도를 고려하면 현재 제시된 공사기간으로는 무리가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 자동화 설비와 첨단 공법 등을 동원하더라도 7년 내 완공이라는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또 현재 3개(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로 규정된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개사 공동 도급 범위도 4개로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협상 과정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근래 나타나는 건설 현장의 숙련 인력 부족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대형 건설사 3곳이 대규모 공사를 담당하기에는 힘에 부친다는 주장이다.

이밖에 협상 때는 공사비 인상 요청이 나올 수도 있다. 최근 건설 현장에서 자재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지속해서 오르는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다. 국토부는 공항 및 항만 외곽시설, 교량 등을 건설하는데 들어가는 공사비를 10조53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협상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는 있으나 공사기간은 입찰 공고 때 분명하게 명시된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중도 변경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3개사가 보유한 역량을 보면 현재로서는 공동 도급 범위를 늘려야 할 당위성이 부족하다고 언급한다. 공사비 인상과 관련해서도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뒤 책정한 것이어서 별다른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와 함께 연합체가 사업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기 때문에 공사에 차질을 불러올 돌발 변수 발생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연합체도 조달청에 공문을 전달하면서 “수의계약을 제대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중도에 해당 공사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2029년 12월 말 적기 개항과 국제 수준의 공항을 건설하려면 충분한 공사 기간과 공사비가 보장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정식 계약 전 계속 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사회는 연합체가 공고 조건을 충분히 숙지했으며 공사 참여 업체들과 내부 논의를 거쳐 수의계약 수용 의사를 밝힌 만큼 이 같은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언급한다. 또 상위 10개사 공동도급 범위 확대도 실현성이 낮다고 본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과 GS건설은 이전부터 사업 불참 의사를 표명했으며, DL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 등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일부에서는 연합체의 이런 움직임이 정부를 압박해 더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공사 진행이 늦어져 적기 개항에 차질이 생기면 정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가덕도신공항 사업 개요
면적 666만 9000㎥
활주로 1개(너비 45m·길이 3500m)
총사업비 13조4913억 원
부지 조성 공사 사업비 10조5300억 원
시공사 현대건설 연합체(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건설 등 25개 사)
부지 조성 공사 기간 착공 후 7년
활주로·여객터미널 등 개항 시기 2029년 12월 말
완전 준공 시기 2032년 하반기
예상 수요(2065년 기준) 국제선 여객 2326만 명, 국제선 화물 33만5000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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