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 위해 국제사회 협력 기반 구축해야”

한여진 기자 2024. 10. 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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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안보 전문가 참석 ‘2024 원코리아국제포럼’ 개최… 임진각에선 통일 염원 행사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2024 원코리아국제포럼'이 9월 27일부터 사흘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개최됐다. 포럼 개회식에는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창설자 겸 세계의장을 비롯해 주호영 국회부의장, 린친냠 아마르자르갈 전 몽골 총리, 수잰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등 국내외 내빈 350여 명이 참석했다. 전 세계 안보 전문가와 국제사회 리더들은 이번 포럼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강조하며 정책과 방향을 제시했다. 2016년 7월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처음 열린 이후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원코리아국제포럼은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과 '글로벌피스재단' '원코리아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한반도 통일 관련 국제 포럼이다.

9월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2042 원코리아국제포럼’이 개최됐다. [박해윤 기자]

주호영 "한반도 통일은 필수적 사명"

포럼은 제임스 플린 글로벌피스재단 세계회장의 개회사로 문을 열었다. 이어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축사,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의 기조연설이 이어졌다. 플린 세계회장은 개회사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포럼은 통일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의 평화통일 염원을 한 번 더 고취할 뿐 아니라, 주요 현안에 대해 다시 대화를 나누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부의장은 축사를 통해 "북한 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한반도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 사명"이라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 민간 영역의 노력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이번 포럼의 핵심 주제인 '코리안드림'은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한민족 정체성 회복과 한반도 통일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평화 메아리가 울릴 수 있길 바라며 국회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호 장관은 영상을 통해 '8·15 통일 독트린'을 소개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일관되게 자유·평화·번영과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국정운영 핵심 가치로 제시해왔다"며 "통일 문제에서도 줄곧 자유 통일 비전을 강조해왔고 이 연장선상에서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한반도 통일은 자유와 인권이라는 인류의 보편 가치를 확장하는 일인 만큼 국제사회가 책임 있는 자세로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통일은 한국인의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으며, 국제사회와 해외 동포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한반도 통일에 우호적인 국가뿐 아니라, 반대 입장의 강대국들과도 국제 협력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 코리안드림 통일실천대행진', 임진각에서 성황리 열려

9월 28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2024 코리안드림 통일실천대행진’에는 실향민 등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이상윤]
9월 28일 경기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는 통일을 넘어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March to DMZ 2024 코리안드림 통일실천대행진'이 열렸다. '통일은 시민의 힘으로! 통일은 우리의 힘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 행사에는 이산가족, 탈북자, 실향민 등 시민사회 3만여 명과 국제 한반도 전문가 380명이 참여했다. 행사는 오후 3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일대 2㎞ 구간을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구호를 함께 외치며 걷는 '코리안드림 대행진'으로 시작됐다. 행진 참가자 2000여 명이 행사장이 마련된 특설무대로 이동하자 식전 행사인 칠보산예술단, 평양예술단, 이북도민합동합창단 공연이 이어졌다. 코리안드림통일실천대행진 대표단과 코리안드림크루 30여 명이 특설무대로 입장한 뒤 통일 염원 글로벌 시민 지지 선언, 통일 염원 퍼포먼스, 문화공연, 축사, 기조연설, 통일 염원 드론쇼 등 본행사가 시작됐다. 특히 대표단이 입장할 때 세계태권십연맹 소속 시범단 1500여 명이 '단일 장소 최다 인원 릴레이 송판 격파' 기네스북 도전에 나서 시선을 모았다.
태권도 시범단 1500여 명이 통일 기원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상윤]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겸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은 축사를 통해 "통일 운동 비전 '코리안드림'과 뜻을 함께하는 이산가족, 탈북자, 해외 교포 등 글로벌 시민이 하나로 뭉쳤다"며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한반도 통일 국가 건설은 창조주가 우리에게 준 행복 추구 권리로, 양도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현진 의장 "통일부, 초국가적 위원회로 거듭나야"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창설자 겸 세계의장. [김도균]
‘원코리아국제포럼'을 주최한 글로벌피스재단의 문현진 세계의장은 "통일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코리안드림'의 주인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코리안드림은 문 의장이 강조하는 통일 비전으로, 시민이 주도해가는 통일 전략이다. 9월 27일 문 의장을 만나 한반도 통일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물었다.

2016년 이후 통일을 주제로 '원코리아국제포럼'을 개최하고 있는데.

"많은 미국 학자가 한반도가 통일되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가 더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다만 분단된 상태가 지속되면 20년 후 한국 경제는 현재 일본과 비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의 미래, 젊은이의 미래를 생각할 때 통일은 반드시 돼야 한다. 그런 이유로 원코리아국제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 안보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통일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제안할 만한 방안이 있나.

"안보 문제는 포괄적으로 다뤄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편협하게 비핵화 측면에서만 접근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북한과 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접근한 것 자체가 틀렸다. 지난 40년간 한미는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협상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오히려 전문가들이 분석한 것보다 훨씬 더 빨리 핵을 개발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북한 인권 문제를 포함해 포괄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이 주인이 되는 시민통일운동이 중요하다. 역사상 근본적인 사회 변화를 일으킨 운동은 밑으로부터 변혁이었다. 이런 시민통일운동이 북한 주민들에게 전파된다면 통일은 한발 빨리 이뤄질 것이다."

북한 김정은은 '반통일 2국가론'을 주장하면서 조국통일 3대 기념탑을 철거하는 등 통일을 지우고 있다. 북한의 입장 변화를 어떻게 보나.

"이는 김정은 정권이 더는 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변화됐음을 알 수 있다. 북한 최고 지도층 엘리트들이 탈북하는 현실만 봐도 북한 내부 변화를 짐작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은 통일 주체를 대한민국 국민과 북한 주민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북한 주민의 인권을 증진하고, 시민사회의 통일 운동을 장려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촉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선언과 올해 윤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 발표를 통해 통일에 대한 의미적 변화가 있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통일을 시민사회가 주도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것은 올바른 판단이다. 그러려면 정부는 통일부를 초국가적 조직으로 바꿔야 한다. 통일부가 정부에 소속된 부서가 아니라 제3자 입장에서 좀 더 객관적이고, 양쪽 정당과 시민사회가 다 참여할 수 있는 초국가적 위원회가 돼야 된다는 얘기다. 이후 코리안드림 비전과 구상을 더 확산하는 역할을 해야 된다."

에드윈 퓰너 회장 "진정한 한미일 동맹 중요"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지호영 기자]
‘2024 코리안드림 통일실천대행진'에 참가한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 겸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을 9월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호텔에서 만나 통일을 위한 헤리티지재단의 활동에 대해 물었다. 미국 워싱턴DC에 본부가 있는 헤리티지재단은 1973년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로,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음은 퓰너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한반도 통일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을 소개한다면.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미국 정치인은 이론적으로 한국 통일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워싱턴에는 '긴급한 일이 중요한 일을 압도한다'는 말이 있다. 현재 미국 정부의 우선순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문제, 대만 문제다. 그다음으로 북한 핵 문제 등이 있다. 한국 통일 문제도 여전히 매우 중요한 사안이지만 우선순위는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 정치인들이 긴급한 사안에만 매몰되지 않고 한반도 통일에도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한미일 세 나라가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로서 오랜 역사적 차이를 넘어 진정한 동맹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을 어떻게 평가하나.

"8월 15일 통일에 관한 윤 대통령의 연설은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통일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인상 깊었다. 평화통일을 추구하고 이를 한국 사회 모든 계층이 장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강조하면서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북한은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고 보나.

"북한 내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없지만 3만 명의 탈북자, 특히 정부와 평양 내 계층 구조에서 높은 위치에 있던 사람들을 포함한 많은 탈북자가 말하는 바는 알고 있다. 그들은 통일이 바람직하고, 모든 북한 주민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헤리티지재단은 한국 통일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미국 국민, 특히 외교 정책과 국제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워싱턴DC의 정책 입안자들에게 한미일의 매우 긴밀한 관계와 세 나라가 어떻게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지를 상기시키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미국 국민에게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사회에서 제 역할을 하는 동안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호주, 뉴질랜드 등 강력한 파트너들이 큰 역할을 했음을 강조해야 한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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