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전 세계 강타한 ‘엠폭스’, 얼마나 위험한 질환이길래?
지난 2022년 전 세계를 휩쓸며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까지 선언하게 만들었던 질환, ‘엠폭스(MPOX)’. 최근 들어 엠폭스가 다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올해 들어 약 1,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고, 스웨덴과 독일 등 유럽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우려를 빚는 상황이다. 세계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엠폭스란 어떤 질환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변이 바이러스 퍼지며 치명률 높아져
엠폭스의 예전 이름은 ‘원숭이 두창’이다.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에 감염되었을 때 발병하는 질병이기에 붙은 이름인데, 차별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WHO가 2022년 공식적으로 질병명을 엠폭스로 변경한 것이다.
이전에 유행했던 엠폭스 바이러스의 유전형은 2b형으로, 비교적 독성과 치명률이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다시금 유행이 시작된 엠폭스 바이러스는 대부분 1b형으로, 기존 유행했던 바이러스의 하위 계통 변종 바이러스다. 1b형 바이러스는 이전보다 전파 속도가 빠르고 치명률이 높은 탓에 더욱 위험하다고 평가되며, 국내에는 아직까지 유입된 사례가 없다.
발열과 오한으로 시작해 발진까지…치명적인 경우도 있어
통상적인 엠폭스 감염 경로는 감염된 동물에게 물리거나, 사람 간 긴밀한 접촉이다. 신체적 접촉이 있었거나 오염된 의복·침구류·의료기기 등을 같이 사용하고, 오염된 환경에서 점막이 노출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감염 시에는 △발열 △오한 △림프절 부종 △피로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나며, 1~3일 정도 지난 후부터 피부에 발진이 나타난다.
전신 증상과 발진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대상포진이나 수두, 홍역 등 다른 질환과의 증상 구분이 어려울 수도 있다. 대한감염학회에 따르면 엠폭스로 인한 발진은 경계가 명확하고 중앙이 파인 수포성 발진 형태로, 머리부터 시작해서 전신, 팔다리 쪽으로 퍼져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또 림프절 부종 증상은 엠폭스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증상으로, 주로 목이나 겨드랑이, 서혜부 쪽이 부어오르면서 단단한 압통이 느껴지는 편이다.
이러한 증상은 2~4주 안에 사라지는 편이며, 증상을 완화하는 대증 치료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다만 △면역저하자 △임산부 △소아 △고령자 등에게서 드물게 패혈증이나 출혈, 뇌염 등을 동반하며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고, 2차 세균 감염이나 탈수,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게다가 최근 도는 변이 바이러스는 치명도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 출국 시 각별히 주의해야…고위험군은 백신 접종도 가능
국내에는 아직까지 변종 엠폭스 감염 사례가 없는 만큼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해외에서는 확산세가 심한 상황인 만큼 여행 등으로 해외 출국 시에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 또한 확산세가 심한 지역인 아프리카 8개국(△르완다 △부룬디 △우간다 △에티오피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케냐 △콩고 △콩고민주공화국)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해외 방문 시에는 안전하지 않은 밀접 접촉은 피하고, 야생동물과의 접촉이나 섭취는 삼가는 등의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이상 증상이 있다면 입국 시 신고가 필수이며, 뒤늦게 증상이 나타났다면 질병관리청 콜센터와 상담 후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는 자택 격리가 필요하며, 타인과의 접촉은 피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백신 접종도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높은 관리대상 접촉자와 확진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 등 고위험군이라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에서 예약 후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이러한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 국민은 접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백신을 맞을 필요는 없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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