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워치] 글로벌세아 오너 김웅기 8210억 지주사 주식 향방은
2013년 이후 줄곧 글로벌세아㈜ 지분 84.8%
유일한 계열사 주식이자 오너십 그 차제
개인 캐시 카우 역할도…배당 수입 272억원
8210억원(2023년 말 기준).
글로벌세아그룹 창업주 김웅기(73) 회장이 보유한 지주회사 글로벌세아㈜ 지분 84.8%에 매겨진 가치다. 고희(古稀·70)를 훨씬 넘긴 나이에도 변함없이 강력한 오너십을 유지하는 데 위력을 떨치고 있는 유일한 계열 주식이다.
바꿔 말하면 김 창업주의 지주사 지분의 향방에 따라 2대(代) 오너는 결정된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세 딸 중 어느 누구에게 압도적인 지분을 몰아줄 지 김 회장의 결심만 남아있을 뿐이다.
글로벌세아, 계열 수직출자 체제의 정점
글로벌세아그룹은 지주 체제다. 2015년 11월 모태사인 의류 제조·수출업체 세아상역을 지주사 글로벌세아㈜(존속)와 사업부문 세아상역(신설)으로 물적분할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글로벌세아㈜는 세아상역·쌍용건설→태림페이퍼→태림포장 수직출자 체제로 이뤄진 의류·제지·건설 핵심 사업분야 4인방의 최상단에 위치한다. 또한 국내 24개 계열사 중 가족사 ㈜태범을 제외한 22개사가 글로벌세아㈜ 지배 아래 포진해 있다.
자체 수익구조 역시 여느 지주사와 다름없다. 작년 영업수익(별도)이 689억원으로 이 중 지분법평가이익이 전체의 73%(506억원)를 차지한다. 실제 현금 유입 없이 세아상역 등 자회사의 순익 변동에 따른 손익이다.
주된 ‘캐시 카우(현금창출원)’는 간판 계열사인 세아상역이 따박따박 꽂아주는 배당수입이다. 세아상역은 분할·설립 이후 8년간 거르지 않고 한 해 많게는 965억원 총 3250억원을 현금배당으로 풀었다. 글로벌세아㈜는 이 중 연평균 280억원 도합 2240억원을 가져갔다.
이외에 계열사들이 지불하는 브랜드 사용료 및 경영자문 수수료를 챙긴다. 작년 영업수익 중 13%(90억원)를 차지했다. 이에 더해 자체사업으로 빌딩임대 및 외식업을 하며 14%(93억원(14%)의 수입을 올렸다.
글로벌세아㈜는 그룹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3개 사옥 중 지하 7층~지상 17층짜리 에스-타워(S-TOWER)와 지하 4층~지상 16층 규모의 세아빌딩을 소유 중이다. 에스-타워에는 2022년 11월 파인(fine) 레스토랑 ‘르쏠(LE SOL)’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지주 역할을 할 뿐 법적 규제는 받지 않는다. 물적분할을 계기로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지정됐다가 2018년 5월 제외됐기 때문이다. 총자산(별도기준) 5000억원, 지주비율(자회사주식가액/총자산) 50% 이상 요건 중 지주비율이 48.8%(2007년 말 2620억원/5360억원)로 낮아진 데서 비롯됐다.
이후로도 줄곧 50%를 밑돌고 있다. 외형 확장 전략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M&A를 원활히 하기 위한 의도로도 볼 수 있다. 특히 2022년 보유 토지에 대한 재평가(장부가 1520억→6390억원)를 한 것도 결과적으로 이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7520억원 수준이던 총자산이 작년 말 1조7400억원으로 불어 세아상역(지분 61.94%․장부가 3960억원), 쌍용건설(89.98%․2720억원)이 주(主)를 이루는 6개 자회사의 주식가액은 41.9%(7280억원)에 머물고 있다.
김웅기 2세 지주사 지분 1.18%뿐…더딘 승계?
김 창업주는 오로지 모태기업인 옛 세아상역을 경영권 유지의 중심축으로 삼아왔다. 확인 가능한 범위로 보면, 2000년 100%→2006년 86.23%에 이어 2013년 이후로도 84.8% 압도적인 지분으로 줄곧 1대주주 지위를 지켜왔다.
지주 체제로 전환했지만 지배력과는 하등 상관이 없었다. 주력사업을 100% 자회사인 세아상역으로 떼어내고 글로벌세아㈜로 간판만 바꿔 달았기에 보유주식에는 단 한 주의 변동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은 글로벌세아㈜에 대해 압도적인 지분을 소유하며 전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계열사 주식은 없다. 게다가 그룹 계열사 중 인디에프, 태림포장 2개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비상장사여서 지배력이 월등할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이 오로지 지주사를 개인 돈줄로 활용해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글로벌세아㈜는 옛 세아상역 당시인 2004년부터 10차례 걸쳐 322억원을 배당으로 풀었다. 김 회장이 가져간 배당금이 한 해 평균 30억원에 가까운 총 272억원에 이른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김 회장의 주식 대물림은 무척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김 창업주 외에 지분 12.36%는 부인 김수남(66) 세아재단 이사장이 들고 있다.
2세 소유는 1.18% 뿐이다. 장녀 김세연(42) 제이디링크(JD Link) 대표, 차녀 김진아(40) 글로벌세아㈜ 사장 각각 0.59%다. 3녀 김세라(33) 세아상역 부사장은 한 주도 없다. 나머지 1.66%는 자사주다.
이러던 차에 지난 8월 김 창업주의 지주사 및 주력사 이사회 퇴진을 계기로 차녀가 2세들 중 처음으로 지주사 대표로 경영 최일선에 등장했다. 향후 김 회장의 지주 지분의 향방이 차츰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 [거버넌스워치] 글로벌세아 ③편으로 계속)
신성우 (swsh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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