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곳곳에 놓고 작업한다"... 정부, 고위험사업장 1000곳 긴급 점검
절삭유 유증기·오일미스트 ‘불쏘시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가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증기와 환풍구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유사한 작업공정을 거치는 공장 대상으로 긴급 점검에 나선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고위험사업장 1,000개소에 대해 핵심 안전 수칙 합동 긴급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기간은 26일부터 내달 7일까지이며 점검 항목은 △가연물질 안전 장소 보관 여부 △화재 위험작업 작업계획 수립 여부 △용접 등 화기작업 시 불티 비산 방지 조치 여부 △주기적 환기 및 화재감시자 배치 여부 △비상구 설치 여부 및 관리와 기본 안전조치 준수 여부 등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대상 기업들 중에서도 안전공업처럼 절삭유를 사용하는 사업장들이 중점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절삭유는 금속 가공 공정에 필수적인 합성유다. 금속을 더 높은 경도의 금속공구로 가공(절삭)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사용한다. 윤활 작용으로 가공 정밀도를 높이고, 공구의 수명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유증기 또는 오일미스트 형태로 공중에 부유한다. 또 바닥이나 환풍구 등에 먼지와 함께 켜켜이 쌓여 있다가 불이 날 경우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이 같은 작업장에선 화재가 종종 일어난다. 경남 창원 소재 S기업의 한 간부는 “부주의로 우리 공장에서도 매년 화재가 발생하고 있어 소화기를 곳곳에 비치하고 작업을 한다”며 “절삭유를 사용하는 이 동네 공장에서 불 한 번 안 난 곳은 아마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은 조선, 방산, 자동차, 항공우주, 원전 등 국내 최대 제조업 기반 도시다. 창원의 또 다른 업체 A금속 관계자도 “보통은 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불을 끈다”며 “(안전공업 화재는)직원들이 곧바로 대응하기 힘든 지점에서 불이 나면서 초기 대응에 실패, 큰불로 이어졌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점검 대상은 적지 않다.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제조업 및 유사업종의 업체 규모는 1만4,000여 개에 이른다. 그중 절삭유를 사용하는 정밀가공 업체는 1,700개 수준이다. 중대본 관계자는 “인력 문제가 한계가 있어 표본 조사에 나선다"며 "이번 점검에서 확인된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즉시 과태료 부과 및 사법 조치 등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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