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에서 계산할 때마다 화장실에 가는 친구가 있다. 모임 회비는 깜빡하면서 핸드폰은 늘 최신 기종으로 바꾸는 지인도 있다.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그들의 텅 빈 지갑이 아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뻔뻔함과 그것을 가난으로 포장하는 교묘함이다.

1. 계속해서 받기만 하려는 사람들
경제적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지만, 이를 마치 영구적인 면죄부처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식당에서 가장 비싼 메뉴를 주문해 놓고 계산할 때면 슬쩍 자리를 비우거나, 택시를 함께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급한 일이 있다며 먼저 내리는 행동이 반복된다. 처음엔 우연처럼 보이던 일이 점차 패턴으로 굳어지며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이들의 공통점은 받은 것에 대한 감사보다 더 많이 받지 못한 데서 오는 서운함이 크다는 것이다. 생일 선물로 5만 원을 받으면 왜 10만 원이 아니었는지 속으로 계산하고, 밥을 사주면 왜 술까지 사주지 않느냐고 아쉬워한다. 정작 진짜로 어려운 사람들은 작은 호의에도 여러 번 사양하며 미안해하는데, 이들은 타인의 배려를 당연한 의무로 여긴다. 결국 주변 사람들은 이런 일방적 관계에 지쳐 하나둘 떠나고, 홀로 남은 이들은 세상이 각박하다며 또 다른 불평거리를 찾아낸다.

2. 돈이 없다면서 쓸 건 다 쓰는 사람들
친구들과의 더치페이는 부담스럽다며 망설이지만, 명품 가방은 할부로라도 구입하고 경조사비는 아끼면서 취미생활에는 아낌없이 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욕망을 위한 지출은 필수지만, 타인과의 관계를 위한 지출은 낭비라고 여긴다는 점이다. 월세가 밀렸다고 하소연하던 사람이 SNS에 해외여행 사진을 올리고, 생활비가 부족하다던 사람이 최신 전자기기를 구입하는 모습을 보면 배신감마저 든다. 이들은 선택적 소비를 합리화하기 위해 “스트레스 해소에 꼭 필요했다”거나 “자기 자신을 위한 투자”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러나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고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 또한 삶의 중요한 투자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결국 이런 태도는 관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진정한 우정과 인간관계를 지속하기 어렵게 만든다.

3. 불평만 하고 바뀌지 않으려는 사람들
매번 만날 때마다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 상사가 얼마나 못됐는지, 배우자가 얼마나 무능한지 끝없이 이야기한다. 이들의 특징은 구체적인 조언을 건네면 수십 가지 이유를 들어 불가능하다고 부정하고, 성공 사례를 들려주면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폄하한다. 현재의 불행이 이미 그들의 정체성이 되었고, 그 안주가 주는 편안함을 포기할 생각도 없다. 변화에는 책임이 따르고 실패의 위험이 있지만, 불평만 하면 적어도 노력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마치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을 만난 듯 깊은 피로가 몰려온다. 그들의 끝없는 부정적 사고는 주변까지 무기력하게 만들며, 결국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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