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에 목 찔리고도 근무한 경찰…“동료들 원망스럽다” 폭로
소음 신고로 아파트에 출동했다가 주민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을 다친 경찰관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계속 근무를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17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북부경찰서는 지난 6일 오전 6시25분쯤 부산 북구 한 아파트 A(60대)씨 집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관할 지구대 B경위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당시 B경위는 동료와 현장에 출동했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위협적인 태도를 보였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B경위 목을 흉기로 찔렀다.
A씨는 당시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고, ‘누군가 자신을 붙잡으러 온다고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B경위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이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B경위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근무를 이어갔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에 따르면 B경위는 사건이 발생한 시간이 이른 아침이라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했고 목에 붕대만 감은 채 지구대로 돌아왔다.
B경위라고 밝힌 글 작성자는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피를 많이 흘려서 어지러웠다”며 “힘들어서 의자에 누워있다가 눈을 떠봤는데 형사사법포털도 제대로 (기입이) 안 돼 있었고 피해자 진술조서를 작성하려는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또 “다른 팀원들은 퇴근하고 혼자 피를 흘리고 병원을 찾아 헤매는데 생각보다 찔린 상처를 봉합해줄 병원이 없었다”며 가족들과 찾아간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지구대에는 B경위를 포함해 모두 5명의 경찰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경위는 혼자 서류 작업을 마치고, 피의자를 관할 경찰서에 인계한 뒤 겨우 퇴근할 수 있었다. 신고 접수 12시간여 만이었다. 이 때문에 당일 있었던 딸 초등학교 입학식에도 가지 못했다고 한다.
B경위는 “수술받으면서 의사 선생님이 조금만 옆으로 (흉기 상처가) 갔으면 정말 위험했다고 말해주는데 눈물이 났다”며 “국가를 위해 일하다 다쳤는데 혼자 병원을 찾아와야 하고 다른 동료들도 원망스러웠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진상 파악에 나섰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글 내용에 대한 자세한 경위와 진상 등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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