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골퍼의 작은 욕심, 강물을 모아도 바닷물을 채우지 못한다
얼마 전 수도권에서 소위 신흥 명문 골프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C골프장 오너를 만났다. 명문 골프장답게 내장하는 골퍼들 수준이나 에티켓은 별 걱정 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했더니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말도 마세요. 라커 슬리퍼는 한 달에 20여 개가 없어지고, D브랜드 드라이기, 스킨, 로션, 수건 등 최상의 제품으로 비치해 놓았는데 너무 많이 없어져요"라면서 "심지어는 누구나 함께 쓰는 탕 안에 소변부터 대변 테러까지 하는 몰지각한 골퍼들이 있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샤워를 하고 나와서 수건 한 장이면 충분한데도 3, 4장까지 쓰고 여기저기 흐트러 놓는 장면도 자주 목격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일들이 이 골프장만의 일이 아니다. 이미 그 오래전부터 전국에 있는 골프장 라커 담당자들이라면 일 년에 몇 번씩은 경험한 일들이다.
수도권 S골프장에서는 한 손님이 탕에서 나가지 않고 씻고 있어 한참 기다렸다가 들어가 청소를 하려다보니 상상할 수 없는 것이 물에 떠다녀 뛰쳐나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그러자 자기 명예를 훼손시켰다면서 고소하겠다고 날뛰다가 다행스럽게 파우더실에 있던 손님 한 분이 자신이 목격했다며 편을 들어주자 그제 서야 너무 급해서 그랬다며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탕 안에서 서서 소변을 보는 골퍼도 있고, 흰 수건으로 구두를 닦고 침까지 뱉어놓고 가는 골퍼도 있다고 한다. 머리만 말려야 하는 드라이기로 온갖 다양한 자세를 취하며 신체 곳곳을 옮겨 다니며 말리는 모습을 볼 때는 발로 걷어차고 싶어질 때도 있다. 그 다음 사용한 골퍼의 위생은 생각하지 않는 것인지, 심지어 마지막 라커에서 옷걸이와 구두 헤라까지 가져간다고 한다. 오죽하면 C골프장은 최근 도난방지기를 달아놓았을까. 드라이기를 묶어 놓으면 칼과 가위로 잘라간다. 그 수많은 결과물을 다 이야기 하려면 칼럼으로 끝날 수 없다.
골프장은 기본적인 상식선에서 이용되어야 하는데,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대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음이 참 씁쓸하다. 아주 작은 욕심이 불러온 욕망이 스스로를 망치고 공공적 사용을 하고 있는 나머지 골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물건을 빌려 쓰다가 돌려달라고 하면 마치 내 것처럼 착각하고 아까워하는 게 인간의 심리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매사에 꼬여 있는 분들도 있다.
이를 심리학적 용어로 '의식(意識)한다'고 한다. 어떤 것을 두드러지게 느끼거나 특별히 염두에 두고 이를 비틀어서 사고하거나 행동하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반면에 '인식(認識)한다'란 용어는 사물을 분별하고 판단하기 때문에 항상 중심을 향해가려고 노력하게 된다. 존 맥스웰이 말한 "우리가 생각을 제대로 변화시킬 때만 다른 것들이 제대로 나타나기 시작 한다"는 것처럼 정확히 인식해야할 필요가 있다.
어느 날 독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왜 항상 골프장의 입장에서만 글을 쓰느냐는 불만이었다. 그렇지 않다. 골프장이 잘못하는 부분도 가감 없이 자주 비판하고 또 인식시켜 왔다. 아마도 그 독자 분은 유독 골프장에 유리하게 쓰는 글이 마음속에 더 컸던 것 같다.
골프장에 있는 비치물이 커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가져가 봐야 애초 생각했던 행복의 조건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쓸모없이 버리거나 효용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파울 에를리히는 "지구상의 생물 중 어느 한 종을 잃는 것은 비행기 날개에 달린 나사못을 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슬그머니 가져온 그 작은 욕심 하나 때문에 많은 골퍼가 이용할 수 없고 골프장은 또 새로 구비하는 인적, 물적 비용을 들여야 한다. 누군가가 내 집에서 이런 행동을 한다면 웃으면서 가져가라고 할 수 있을까.
비행기 나사 하나가 빠지면 비행기는 추락할 수 있다. 작은 욕심 하나가 행복해야할 골프를 그리고 골퍼를 마음 상하게 하고 적잖은 피해줄 줄 수 있다. 강물을 다 모은다고 해서 바다를 채울 수 없다. 제발 골프장에 가면 그 작은 욕심으로 인해 함께 행복해야할 것들을 쉽게 행동하고, 훼손하고 물건을 가져오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일부 골퍼의 잘못된 욕심이라는 것을 명시하면서.
글, 이종현 시인.
Copyright © MHN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상욱 열애설' 하루카 토도야, 누군가 봤더니...176cm '美친' 몸매 - MHNsports / MHN스포츠
- 뉴진스 민지, 방시혁-어도어 작심 비판 "우리 위하지도 않으면서 왜 핑계 대는지..." - MHNsports / MHN
- '골프 여신' 안신애, 비키니에 타투까지? 아찔한 몸매 공개 - MHNsports / MHN스포츠
- 사진 한 컷이면 될 것을...지연-황재균, '이혼설' 난무에도 침묵 일관 이유는? - MHNsports / MHN스포츠
- 이게 '국대' 출신 몸매다...신수지, 비키니 S라인으로 베트남 '후끈' - MHNsports / MHN스포츠
- ’50:50’ 향한 오타니, CHC상대로 ’47:48’ 달성…대기록까지 ‘3홈런, 2도루’ 남았다. - MHNsports /
- '韓-美-日 접수' 세븐틴, '2024년은 세븐틴의 해'... 하반기에도 팬들 만난다 - MHNsports / MHN스포츠
- 뉴진스 혜인 "민희진 해임? 기사로 접해...신임 대표 첫 행동부터 배려 없어" - MHNsports / MHN스포츠
- '이 미모 뭐야' 솔로 데뷔, 트와이스 쯔위...'고혹적인 분위기 우아한 카리스마' - MHNsports / MHN스포
- 하니-양재웅, 결박 환자 사망 사고 여파?...결국 결혼 무기한 연기 - MHNsports /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