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do감] 달빛 피하는 열대우림 포유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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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우림에 서식하는 포유류 종의 절반은 달의 위상(날짜 변화와 함께 달의 모양이 바뀌는 것)에 따라 활동 수준이나 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비쇼프 교수는 "달빛 외에 인공적인 빛이 야생동물 서식지로 확대된다면 동물들은 먹이를 찾고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이게 될 수 있다"며 "조도 조건은 열대우림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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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우림에 서식하는 포유류 종의 절반은 달의 위상(날짜 변화와 함께 달의 모양이 바뀌는 것)에 따라 활동 수준이나 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이 되면 지구상에서 가장 어두워지는 열대우림 바닥에서도 달의 밝기가 동물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학계는 환경 오염과 도시 개발에 따라 숲이 황폐화되면서 달빛으로부터 몸을 숨길 수 없는 동물들의 생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처드 비쇼프 노르웨이생명과학대 교수 연구팀은 3개 대륙 17개 보호림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찍은 사진 210만 장을 분석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학회보 B'에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포유류 86종의 행동이 기록됐다. 분석 결과 전체 포유류 중 절반은 달의 위상에 반응했다. 야행성 움직임 습관을 바꾸거나 주·야간 모두 행동량을 줄였다.
관찰 대상이 된 포유류 중 12종은 야간에 달빛을 강하게 피하는 습성을 보였다. 특히 설치류는 보름달을 피하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들 포유류종을 포함해 관찰된 포유류종 중 30%는 달빛이 가장 밝은 보름달을 피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달빛이 환할수록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포유류는 3종이었다.
연구팀은 빛의 밝기가 열대우림 포유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달의 밝기 뿐만 아니라 벌목으로 인한 나무그늘의 감소, 도로와 건물에 달린 인공 조명의 증가 등이 동물들의 활동량을 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포유류가 밝은 달빛을 기피하는 이유는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어두운 환경에서 조도가 증가했을 때 포식자 동물보다는 포식을 당하는 동물들의 피해가 더욱 크다고 분석했다.
인공조명과 같이 인위적으로 조도가 증가하면 열대우림 생태계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를 이끈 비쇼프 교수는 "달빛 외에 인공적인 빛이 야생동물 서식지로 확대된다면 동물들은 먹이를 찾고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활동에 투자하는 시간을 줄이게 될 수 있다"며 "조도 조건은 열대우림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참고 자료>
- 10.1098/rspb.2024.0683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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