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수 권하는 입시 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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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재수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얼마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수능)이 끝난 직후 만난 한 입시전문가의 말이다.
융합형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당초 의도와 달리 통합수능은 문과생에겐 이과생의 교차지원으로 대학 문이 좁아지고, 이과생에겐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고도 원하는 전공에 합격하지 못해 다시 반수·재수를 선택하게 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통합수능 2년 차인 올해도 재수·반수를 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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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수·재수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얼마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수능)이 끝난 직후 만난 한 입시전문가의 말이다. 그는 아예 한술 더 뜬 ‘재필삼선(재수는 필수 삼수는 선택)’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라고도 덧붙였다. 특히 요즘에는 하위권이 아니라 상위권 학생일수록 재수를 거듭한다.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로 대표되는 최상위계열 학과나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서다.
실제 올해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44만7669명 중 고3 재학생은 30만8284명(68.9%), 졸업생 및 검정고시 합격자 등은 13만9385명(31.1%)이었다.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비율은 현행 수능 체제가 시작된 2005학년도 이래 최대다. 반수생도 늘어 작년 한 해 4년제 대학에서 9만7000명이 학업을 중단했다. 이 역시 재적 대비 4.9%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을 그만둔 학생도 1971명에 달했다. 더 높은 학과와 대학을 가려는 학생들이 끊임없이 재수와 반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이런 풍조가 거세진 것은 ‘문·이과 통합수능’이라는 영향도 작용했다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융합형 인재를 키워내겠다는 당초 의도와 달리 통합수능은 문과생에겐 이과생의 교차지원으로 대학 문이 좁아지고, 이과생에겐 상위권 대학에 입학하고도 원하는 전공에 합격하지 못해 다시 반수·재수를 선택하게 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입시제도 자체가 학생들에게 재수를 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위권 대학 인문계열 학과를 이과생들이 점령하면서 문과생들 사이에서는 “문과 현역은 상위권 대학을 가지 말라는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통합수능 2년 차인 올해도 재수·반수를 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 국어는 쉬워진 반면 수학에서의 변별력은 유지되면서 이과생이 유리한 구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수능에만 집중하는 재수생들이 내신이나 학생부에도 신경을 써야하는 현역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재수생이 늘면 현역인 고3 재학생은 대입에서 불리해진다. 재학생이 이듬해 재수생이 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재수·반수생이 누적되면서 그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것이다.
서울 재수종합학원의 한 달 비용은 평균 200여 만원. 반수생들이 허공에 날리는 등록금도 수천 만원에 달한다. 재수와 반수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연간 수천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정이나 학생은 월등한 실력을 가지지 못한 이상 입시 경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입시는 학생들을 끊임없이 재수·반수로 몰아가고, 이는 학생 개인은 물론이고 대학과 사회에 엄청난 손실로 이어진다.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해 미래를 꿈꿔야 할 때 골방에 박혀 수험 공부만 반복하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는 수학 난이도 조정이나 교차지원 제도 시정 등 문·이과 통합수능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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