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신한은행] Gemini에게 물어본 “김지영 선수 판다곰 좋아하시려나”부터 지하철역 광고까지… 긍졍쓰를 만든 시간 ①

이상준 2026. 4. 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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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상준 기자] “수고했어 오늘도”라고 퇴근하는 나에게 외쳐주는 사람들. 그들이 있기에 매일 아침 힘차게 기지개를 켤 수 있다. 반복되는 퇴근길이 외롭지 않은 이유다.

짧지만 소중한 팬들과의 만남은 내면에 긍정 에너지를 더해주는, 소중한 장치이자 연결고리다. 특히 긍정의 힘으로 일상을 도배하는 신한은행 가드 김지영에겐, 팬들은 긍정 충전소 역할을 한다.

코트 위의 웃음 전도사. 지금의 ‘긍졍쓰’를 만든 하나하나를 들으러 가볼까?

[이웃집] 시리즈는 토크에 앞서 선수들에게 하나의 미션을 부여한다. “가장 좋아하는 물건, 애착 아이템이 있다면 보여주세요!”

누군가에게는 나의 인생의 함께한 물건이거나, 취미 생활을 책임지는 물건들이 될 수 있는 카테고리다. 그러나 김지영은 “사랑하는 팬들께 받은 것들이 애착 아이템이죠!”라고 해맑게 웃었다. 그렇게 바리바리 싸 들고 온 짐 속에는, 팬들과 쌓아온 10년이라는 시간이 담겨 있었다.

“뭐가 되게 많죠? 저의 소중한 하나하나가 담겨 있는 것들이라 최대한 다 가지고 오고 싶었어요. 지금의 저를 만든 것들이니까요. 하 더 가지고 와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랍니다(웃음).”
팬들의 사랑을 방안에 모아둔 시작점은 편지였다. 데뷔 시즌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게 지금은 책장을 꽉 채울 정도였다. 따뜻한 말로 뭉쳐진 편지지는 하나의 책으로 완성되어 있었다. 김지영은 그 가치를 높여 ‘보물 1호’라 지칭했다.

“최고의 보물 1호예요. 매 시즌 마다 받은 편지를 모아요. 제가 편지 받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이걸 아신 후로 더 많이 써주십니다. 제 팬 분들 최고!”

“이렇게 지퍼백에 넣어서 시즌별로 정리 중이에요. 가지고 온 건 올 시즌 버전이고요(웃음). 이게 11봉지 정도 있어서, 별도의 공간에 라벨링을 해서 보관 중이랍니다. 올 시즌 버전은 아직 라벨링을 안 해서, 끝나면 바로 라벨링 하려고요.”

편지는 시작에 불과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 농구에 모든 걸 바치던 시절까지 듬뿍 담은 사진 모음집은 지칠 때마다, 감정을 환기하는 장치였다.

“이거 보세요. 얼마 전이 프로 데뷔 10주년이었는데, 완전 아기였을 때랑 드래프트 지명 당시 사진까지 모아주신 거 있죠! 귀엽기만 하던 시절을 이렇게 추억할 수 있어서 너무 소중해요. 청소년 대표팀을 두 번(U-17, U-18) 갔는데, U-18 시절을 이렇게 담아주시니… 감동을 안 받을 수 없죠.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주셔서 귀중품같이 보관하고 있습니다.”

집과 신한은행 기흥연수원의 방을 가득 채운 건 편지만이 아니었다. 눈을 뜨면 마주하는 책상에는 정성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는 하나하나가 놓여 있다고 한다.

김지영은 꽃 사진 하나를 먼저 꺼냈다. 팬들이 그에게 불러주는 원필의 노래, ‘행운을 빌어줘’와 같은 느낌의 꽃이었다. “메리골드라는 꽃인데, 꽃말이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에요. 저의 행복을 기원하신다면서요. 이걸 주신 팬분이 되게 재밌으세요. ‘지영 선수, 저 완전 T(사고형)거든요? 그래서 따뜻한 응원을 직접적으로 못 해요. 그래도 항상 속으로는 응원하고 있어요’라고 하시면서 행운을 빌어주셨죠(웃음).”

그런데 이게 웬걸. “와 꽃 사진 되게 이쁘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반전이 있었다. “기자님 근데 이거 사진 아닙니다. 팬께서 직접 그리신 거예요!!! (헐 진짜요?) 네! 신기하죠? 저도 당연히 사진인 줄 알았는데… 손수 그려서 이걸 주시니까, 감동이 최대치에 도달했죠.” 금손 팬의 그림 실력에 약 20초간 김지영과 함께 박수를 쳤다. 진짜 대박!

그런가 하면 하루의 피곤함을 가시게 하는 커피 한 잔의 여유에도, 긍졍쓰를 향한 따스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꽃을 그려주신 팬께서 주신 게 하나 더 있어요. 제가 드립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 아까워서 뜯지도 못하겠는 드립백이 있습니다.”

roasted by 로스터릭, 똥손 모니. 품종까지 하나하나 알려준 아름다운 드립백. 여기에도 반전은 있었다. “한 장 한 장 어떤 게 들어갔는지 쓰신 것도 쓰신 것이지만, 포장을 뜯어보면! 감동이죠?”

감동 맞다. 포장을 뜯은 드립백에는 마음을 수양하고 다질 수 있는 코멘트들이 김지영을 반겨줬다.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에고(Ego),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오만(Pride). 우리는 오직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겸손(Humility)이다”라는 NBA 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의 말. 김지영이 왜 “아까워서 뜯지도 못하겠습니다”라고 외친 지 알 수 있었다.

“이거는 야니스(아데토쿤보)의 말이지만, 코멘트가 되게 다양하게 있어요. 열 때마다 다른 코멘트가 있으니 ‘뭐가 있을까’라는 기대감도 있어요. 이 분 T 아닌 거 같은데… MBTI 다시 한번 검사해 보셔도 될 거 같아요. 너무 따스한 분이에요.” F(감정형)가 아니고서야 이렇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센스가 넘쳐흐르는 선물은 하나 더 있었다. 특별하고 의외라고 여길 수 있는, 도우미와 함께.

“신한은행 에스버드 김지영 선수의 취향을 몰라서 물어보는건데 판다곰, 팬더곰 좋아하시려나?”

“김지영 선수의 가장 유명한 별명은 ‘지염둥이’(김지영+귀염둥이)입니다.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실 법해요!”

“그럼 제미나이 님만 믿고 콜? 고? 합니다!!”

▲Gemini와의 소통의 결과를 캡처해서 보여주는 정성까지.
어디서 많이 본 말투라고 생각이 드는가. 바로 AI 어시스턴트 Gemini와의 소통이었다. 김지영에게 직접 좋아하는 걸 물어보는 것을 섣불리 하지 못한 결과였다.

“한 팬께서 모자 선물을 하실 때 Gemini한테 물어보신 거 있죠. 저한테 다이렉트로 물어보시기 그러셨나 봐요. 이렇게 질문을 AI에 하셨다는 게 너무 재밌고, 귀여우신 거예요. 게다가 Gemini도 제 별명(지염둥이)를 알고 있다는 게 더 웃겨서, 알고 나서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데 Gemini에게 물어봐 주신 이 분이, 알고 보니 초등학교(인천송현초) 동문이시라는 거예요! (와… 오늘 대박 몇 번 외치는 거죠?) 그러니까요(웃음). 지영 선수를 그래서 응원하게 됐다고 막 해주셨던 기억이 나요. Gemini를 통해 오고 간 질문과 답변이 너무 웃기기도 하고, 고민하셨을 거 같아서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컸죠.” 선물하기 위해서 AI의 도움을 청하는 진정한 스마트 시대다.

T인 사람도 100% F로 착각하게 하고, AI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긍정을 100% 완충하게 하는 사랑은 김지영을 지하철역의 스타로 만들게까지 했다. 지난해 11월 29일 그의 데뷔 10주년이 된 시간, 신한은행의 홈 경기장(도원체육관)을 찾기 위해 거쳐 가야 하는 1호선 도원역에는 김지영의 얼굴이 걸려 있었다. 스타만이 누릴 수 있는, 지하철역 광고였다.

“늘 다른 선수나, 유명 선수 나아가 연예인들의 전유물로만 생각했죠. 그래서 늘 부럽다고 느끼기만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거짓말처럼, 생각지도 못한 지하철역 광고 선물을 받았어요. ‘나도 광고판에 게시된다고?’라고 믿지 못하며 도원역을 찾았을 정도였어요. 생각보다 시간이 잘 안 나서 못 가고 있다가, 타이밍이 딱 맞을 때가 두 번 있어서 인증샷을 마구마구 남겼어요. 너무너무 귀중해서 두 번이나 갔어요!”

보통의 사랑 정도만을 가지고 할 수 없는, ‘찐 사랑’을 선물 받는 값진 순간이었다. 이는 곧 구단을 빛내는 한 페이지로 남기도 했다. “전임 단장님도 홈 경기 때 ‘지영 선수, 도원역 걸어가서 인증 남깁니다’라고 찍으신 사진을 보내주시기도 했어요. 너무 감사했죠. 아 그런데! 지하철역에서의 선물보다 더 놀라운 게 있었어요. 뭐일 거 같으세요?”

▲비포 앤 애프터(기자의 사진 실력과 조명이 한탄스러운 컷이다.)
상상하지 못한 하나를 더 꺼냈다. 화면 안에 사진이나 그림을 끼워 넣을 수 있는 미니어처 장난감이 바로 그것. 오로지 김지영만을 위한 뜻깊은 미니 TV다.

“지하철역 광고 게시 후 전해주신 건데… 너무 참신하지 않나요? 이렇게 비디오 테이프 같이 생긴 걸 끼워 넣으면? 제 사진이 뜹니다. 하하하. (와 이거 대박인데요?) 그렇죠! 디자인도 옛날 생각 나게 하는 TV 같아서 더 놀랍기만 해요. 유행하는 게 뭔지도 빠르게 알아가서 좋고 감사해요.”

그렇다. 김지영의 선물 보따리에서 나오는 하나하나는 감동의 무한 반복을 제공했다. 팬들이 있기에, 선수도 프로 스포츠도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 순간들이었다. 팬들에게 늘 다정한 태도로 나서주는, 김지영이 그들의 정성을 허투루 여기지 않기에 뿌듯함도 가미가 됐다.

문득 첫 선물을 공개할 때 코멘트가 스쳐 지나갔다. “제가 편지 받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긍졍쓰를 완성하게 해준 말 하나는 무엇이었을까.

“제 20년 지기 친구가 건네준 말이 생각나요. 생일 때 갑자기 편지를 써주길래 ‘얘가 왜…?’라고 했었는데(웃음). 그 내용이 너무 울컥했달까요.”

“지영아 너는 체력이 참 좋은 사람 같아.”

“다정하게 사람을 대하는 것도 체력이 필요한데, 지영이는 한없이 다정해서 체력이 좋다고 생각해.”

“이렇게 쓰여 있었는데… 너무 뭉클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보던 친구한테 들어서 그런지, ‘얘가 이런 멘트를?’하고 웃기도 했지만, 그 멘트가 지금의 다정한 ‘긍졍쓰’를 최종적으로 완성했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쐐기포를 넣어주신 히어로가 사랑하는 팬들이고요. 따스한 말 한마디가 주는 힘, 저는 생각보다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따뜻해져 보는 거로!”

우리 모두 웃으면서, 긍졍쓰의 기운을 받아보자.

#사진_이상준, 정다윤 기자, 김지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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