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이어진 의료공백…"의사 부족하면 진료 거부 면책"
[EBS 뉴스]
추석 당일인 오늘은 연휴 기간 중 문을 여는 병의원이 가장 적었습니다.
그만큼 의료공백에 대한 우려도 컸는데요.
다행히 큰 혼잡은 없었지만, 전국 곳곳에선 병원을 찾아 헤매느라 애를 먹었다는 소식도 이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응급실 인력이 부족하면 환자를 받지 않아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지침을 전달했는데요.
의료대란 속에 응급실 이용이 더 어려워지는 건 아닌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배아정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정부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17개 시·도와 의료단체들에 전달한 응급의료에 대한 새로운 지침입니다.
응급실 인력이나 시설이 부족하면, 진료 거부가 정당한 사유라고 명시했습니다.
또 응급실에서 폭력이 발생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진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진을 협박하거나 모욕해 진료를 방해하는 경우도 진료 거부 사유에 해당합니다.
현행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응급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 환자 수용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번 지침을 통해 환자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의 범위를 명확히 제시한 겁니다.
정부는 이번 지침이 의료진을 보호하고, 응급 환자에게 더 빠르고 적절한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보다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면 인력이 부족한 건지, 부족하다는 판단을 누가 할지가 명확하지 않고, 지금 같은 의료대란 상황에서는 환자들의 응급실 접근을 더 어렵게 할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인터뷰: 안기종 대표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환자는 구급차에서 있다가 결국 죽을 수밖에 없거든요. 구체적인 기준이나 판단할 주체 같은 내용들에 대한 이제 논의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환자나 국민 입장에서는 더 불안할 수밖에 없는 거죠…."
한편, 추석 당일인 오늘 문을 연 병·의원 수는 1,700여 곳으로 어제보다 절반가량 줄었습니다.
전국 409개 응급실 가운데 충청북도 충주시 건국대충주병원, 경기도 용인시 명주병원 등 2곳을 제외한 407개 응급실은 연휴 기간 내내 24시간 운영할 예정입니다.
문을 연 병원 현황은 응급의료포털 홈페이지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 지도 어플에 '명절진료', '응급진료' 탭을 클릭하면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EBS 뉴스, 배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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