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 1000(1977~1980)
이 1박스 형태의 자동차는 현대자동차가 1977년 출시한 HD1000이라는 자동차다. 기아 봉고보다 약 3년 먼저 데뷔 무대를 가진 이 차량은 포드 트랜짓의 하부 설계에 현대차의 기술력을 더해 완성됐다. 트럭을 기반으로 설계돼 트럭과 승합차 두 가지 라인업으로 판매됐으며, 시장에서 꽤 좋은 반응을 얻으며 출시 당해부터 1980년까지 트럭 모델 포함 약 3만대 정도의 판매고를 올렸다. 하지만 1980년 신군부 정권의 자동차공업 통합조치로 인해 반강제로 단종 절차를 밟게 되었다.

그레이스(1986~2004)
자동차공업 통합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현대차는 HD1000의 뒤를 이을 두 번째 승합차를 출시하게 된다. 그 주인공이 바로 그레이스다. 이 소형 승합차는 독자 개발이 아닌 미쓰비씨의 3세대 델리카의 라이센스 생산 모델로 출시돼 싸이클론 엔진의 높은 신뢰도와 일본차의 내구성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가격 대비 내부 구성도 고급스러워 금방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비즈니스, 이동 업무에 중점을 둔 광고 마케팅 전략이 시장에 제대로 먹혀들면서 기아 봉고의 후속 미니밴이자 경쟁 모델이었던 베스타의 판매량을 압도하며 미니밴 시장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스타렉스(1997~2007)
시간이 지나 그레이스와 같은 미니버스 버전의 승합차가 충돌 시 안전에 취약한 점이 부각되기 시작하면서 현대차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새 미니밴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충돌 안전 시의 불리한 점을 보완한 세미보닛 타입 승합차 스타렉스가 1997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스타렉스는 공간 활용성 극대화에 공을 들였던 이전의 미니밴들과 달리 실내 디자인을 승용차에 가깝게 설계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04년 그레이스가 단종된 해에는 상용 상품성을 높인 밴 모델을 선보여 승용과 상용 시장 모든 분야에서 사랑받은 부동의 1위 미니밴에 등극하게 되었다.
2007년에는 스타렉스의 뒤를 잇는 후속 모델 그랜드 스타렉스를 출시했다. 이 차량은 2007년 출시 후 단종된 2021년까지 무려 14년동안 한국 미니밴 시장을 지배한 모델로 손꼽힌다. 당시 유행했던 유럽형 디자인을 채택해 외관과 실내가 모두 고급스러워졌으며, 승용 모델에 가까워진 승차감도 그랜드 스타렉스 열풍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긴 전성기를 구가한 그랜드 스타렉스는 2015년에 한 번, 2017년에 또 한 번 승차감 개선에 중점을 둔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 이후 기아 카니발에 대표 미니밴 자리를 물려주고 2021년 단종 수순을 밟았다.

트라제 XG(1999~2007)
승용과 상용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은 스탠다드한 미니밴 역할을 했던 스타렉스와 달리, 1999년 출시된 트라제 XG는 레저 활동을 즐기기 적합한 가족용 승용 미니밴 역할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 모델이다. 실제로 고급 MPV의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해 모델명도 '트라제'가 아닌 고급 세단 그랜저 XG의 서브네임을 더해 '트라제 XG'로 명명했다.
출시 초반, 트라제 XG는 다양한 시트 구성과 2.0 가솔린 엔진과 2.7 LPG 엔진 기반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부드러운 승차감, 그리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잦은 차량 결함과 차체 부식 등의 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 2007년 단종 수순에 들어가게 되었다.

라비타(2001~2010)
라비타는 2001년 자동차 시장에 LPG 엔진과 미니밴 조합이 인기를 끌던 시기 출시된 소형 승합차다. 당시 페라리의 유명 차량들을 디자인했던 이탈리아의 디자인 회사 피닌파리나에서 디자인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반떼 XD의 차대를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국산차답지 않은 완성도와 세련된 외관 디자인을 갖춰 글로벌 매체들의 평가도 좋았다.
하지만 출시 초기 가솔린 엔진 구성으로만 출시돼 LPG 엔진을 장착해 연료비와 세제혜택이 높았던 레조와 카렌스에 밀려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하게 되었고, 두 차량 대비 높았던 가격 때문에 저조한 판매량을 이어오다 2010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스타리아(2021~)
2021년 4월, 그랜드 스타렉스가 단종 소식을 알린 뒤 그 뒤를 이을 새로운 미니밴 스타리아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랜드 스타렉스의 차대가 아닌 쏘나타 DN8에 사용되는 N3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에 구동방식도 후륜구동에서 전륜구동으로 바뀌었다.
미래적인 모습으로 거듭난 디자인은 의외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과거 호평을 받았던 스타렉스 디자인과 완벽하게 다른 모습에 소비자마다 반응이 엇갈린다. 대신 스타렉스보다 전장과 높이 모두 증가해 더욱 광활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