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은퇴에 개인택시 면허값 급등

이민형 기자 2026. 6. 2.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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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새 면허 시세 27.8%↑
근무환경 유연·수입 안정
퇴직자 제2직업으로 선호
투자 자산 인식도 한몫
자료사진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울산 개인택시 면허(번호판) 가격이 최근 몇 개월 사이에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대기업 퇴직자들이 은퇴 후 제2의 직업으로 개인택시를 선택하면서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개인택시 번호판 시세조회 애플리케이션 '번호판시세조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울산 개인택시 면허는 1억2400만원에 거래되며 반년 사이에 27.8% 급등했다.

울산 면허 가격은 지난 2023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2년여간 9600만~9700만원 선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오름세로 돌아서더니 지난해 9월 1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4월 최고가를 경신한 뒤, 5월 들어서는 1억1800만원으로 소폭 하락한 상태다.

개인택시 면허는 울산시가 택시 과잉공급을 이유로 지난 2010년부터 개인택시 신규 면허발급을 중단해 개인 간 거래로만 취득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공급은 한정된 반면 퇴직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년간 큰 움직임이 없던 면허 가격이 갑자기 급등해 업계를 통해 분위기를 파악해 봤다"며 "퇴직자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근무 환경이 비교적 자유로운 개인택시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택시업계 역시 대기업 정년퇴직자들의 진입이 활발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정년퇴직한 뒤 아파트 관리나 건물 청소 외에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힘든데, 그런 일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택시는 근무 시간이 자유롭고 수입도 안정적이어서 선호도가 높다"고 전했다.

실제 울산 개인택시 운전자 3603명 중 65세 이상은 2042명으로 무려 56.7%에 달한다.

면허를 단순한 영업 수단이 아닌 우상향하는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개인택시 운행을 시작한 박모씨는 "면허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구매를 결심했다"며 "은퇴 후 집에서 쉬는 것보다 조금씩 일하며 수입을 올리고, 나중에 면허를 되팔아 투자금액을 회수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택시 부제 폐지와 '5년 무사고 시 면허 취득 가능' 등 완화된 규제 문턱도 진입 장벽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지속되는 당분간 이 같은 오름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기준 울산 55~59세 인구는 10만2676명으로, 울산 전체 인구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개인택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장기 운전자들은 고령화 이슈도 있고 면허 값이 올랐을 때 처분하고 나가려는 분위기"라며 "울산 인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베이비부머의 퇴직 행렬이 계속되는 한 면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민형기자 2min@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