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냐” 현대 산타페, 3년 만에 ‘급반전’… 8단 DCT 버리고 완전 변신 예고

현대 산타페 페이스리프트 스파이샷

“H램프 끝났다”. 한때 아빠들의 드림카로 불렸던 현대 산타페가 처절한 자기반성에 나섰다. 2023년 8월 파격적인 각진 디자인으로 등장했던 5세대 모델이 출시 단 3년 만인 2026년 말, 사실상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는 충격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국내에서 포착된 2027년형 모델의 위장막 테스트카는 현행 모델의 상징인 H램프를 과감히 삭제하고, 투싼을 연상시키는 대중적인 스타일로 전면 회귀를 예고했다. 이는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양쪽에서 현대차가 내린 오판을 이례적으로 빠르게 인정하고,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수용한 ‘전략적 후퇴’로 풀이된다.

“완패했다”… 쏟아진 혹평에 굴복한 현대차
현대 산타페 현행 모델

현행 싼타페의 가장 큰 패착은 디자인이었다. 과감한 박스형 실루엣과 H 형상의 램프는 독창적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대다수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로 외면받았다.

결과는 판매량으로 증명됐다. 2025년 상반기 싼타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하고도 약 2만 5천 대 판매에 그치며, 같은 기간 4만 5천 대 이상을 판매한 기아 쏘렌토에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격차로 완패했다.

이에 현대차는 통상적인 페이스리프트 주기를 과감히 깨고 3년 만에 신차급 변경을 단행하는 강수를 두기로 결정했다. 현행 모델의 실패를 인정하고 하루빨리 실수를 바로잡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8단 DCT 버렸다”… 소비자 불만 핵심 해결 나서
현대 산타페 8단 DCT 변속기

디자인과 함께 소비자 불만의 핵심이었던 파워트레인 역시 대수술대에 오른다. 2.5리터 가솔린 터보 모델에 탑재됐던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마침내 퇴출되고, 안정성과 부드러운 변속감으로 정평이 난 8단 토크컨버터 자동변속기로 교체된다.

기존 8단 DCT는 “저속에서 울컥거리는 말타기 현상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는 오너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직결감을 통한 동력 효율은 높았지만, 도심 주행이 잦은 국내 환경에서는 변속 충격과 내구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변속기 교체는 싼타페가 단순한 겉모습 변화를 넘어, 주행 질감이라는 근본적인 상품성 개선에 칼을 빼 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8단 DCT 관련 리콜까지 발생하며 현대차의 체면을 구긴 바 있어, 이번 변경은 더욱 의미가 크다.

“투싼 닮아간다”… 아트 오브 스틸로 승부수
현대 산타페 페이스리프트 테스트카

이번에 포착된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투싼처럼 유선형으로 다듬어진 전면부와 수직형 테일램프를 적용했다. 현대차가 차세대 디자인 언어로 내세울 ‘아트 오브 스틸’ 철학을 반영한 것이지만, 결국은 시장이 검증한 기아 쏘렌토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가는 모양새다.

후면에서는 수직 테일램프가 수평 LED 스트립으로 연결되고, 번호판이 낮아지며, 리어 범퍼와 차체 하부 커버가 새롭게 디자인되어 투싼과 팰리세이드의 DNA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실내 디자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신 ccN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선과 소재 고급화 등 상품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전 만들 수 있을까”… 2027년 시장이 판가름

2026년 말 공개될 2027년형 현대 산타페는 개성을 버리고 대중성을 택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파격적인 디자인 실험의 실패를 인정하고, 소비자들이 가장 원했던 부드러운 변속기까지 품었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빠른 시점의 대대적인 변화는 현대차가 시장의 목소리에 얼마나 절박하게 귀 기울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과연 현대 싼타페의 이번 전략적 후퇴가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고 중형 SUV 시장의 왕좌를 되찾아오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2027년의 시장이 그 답을 보여줄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상품성을 대폭 개선할 예정”이라며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싼타페만의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