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이란도 당했다…또 확인된 이스라엘 ‘가공할 화력’

이란 영공이 외국 공군에 뚫린 것은 1980년대 이라크전 이후 처음

연합뉴스 그래픽

26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그 자체로 중동의 강국 이란에게 큰 굴욕을 안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란이 외국 공군에게 자국 영토를 공격당한 것은 이라크와의 전쟁 이후 3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이란이 이라크와 전쟁을 했던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외국 공군이 이란을 공격한 것"이라며 "당시 8년간의 전쟁 동안 전투는 대부분 양국 국경지대에서 이뤄졌으며, 수도 테헤란 주변 지역은 거의 표적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중동 프로그램 객원 연구원인 대니 시트리노비츠도 이스라엘의 이번 이란 공격이 "이란에 있어서는 전례가 없는 사건"이라며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이란은 자국 영토에서 이 같은 공격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란-이라크 전쟁은 1979년 이란 혁명의 영향을 받은 시아파 이라크인들이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 타도를 외치자 1980년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하며 시작됐다. 이후 전쟁은 1988년까지 8년간 이어졌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몇 달 동안 이어진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진행했다"며 3차에 걸쳐 이란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고 공식 밝혔다.

앞서 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드론과 전투기 100대 이상을 동원했으며, 밤새 이란 내 군 시설 20여 곳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 내 미사일·드론 기지와 생산시설, 수도 테헤란 인근의 막사와 무기고 등을 주로 겨냥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공격으로 테헤란과 인근 도시인 카라즈, 중부 도시 이스파한,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북동부 마슈하드, 북서부 쿠르디스탄 등에서 폭발이 보고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심지어 수도 테헤란의 관문 공항인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 인근에서도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란 당국은 테헤란과 일람, 쿠제스탄 등 3개의 주에서 이뤄진 이스라엘 공격을 격퇴했고, "제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