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동물이 되는 세상, 판타지로 풀어낸 공존의 메시지

▲ 영화 <애니멀 킹덤> ⓒ (주)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원인 모를 바이러스로 인간이 동물로 변하기 시작하는 세상을 바탕으로 한 <애니멀 킹덤>이 1월 22일 개봉했다.

76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개막작이자, 프랑스의 아카데미인 49회 세자르영화제 5관왕(촬영상, 음악상, 음향상, 시각효과상, 의상상)에 빛나는 <애니멀 킹덤>은 토마스 카일리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부자의 이야기는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게 전개된다.

아들 '에밀'(폴 키르셰)은 새로운 학교에 적응하던 중 출입 금지된 숲을 발견하고, 아버지 '프랑수아'(로망 뒤리스)는 점차 흔들리는 일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기에 경찰관 '쥘리아'(아델 엑사르코풀로스)와 새로 변해가는 '픽스'(톰 메르시에)가 더해지며 이야기는 깊이를 더한다.

장편 데뷔작 <싸우는 사람들>(2014년)로 칸영화제 4관왕을 석권한 바 있는 토마스 카일리 감독은 <애니멀 킹덤>에서 판타지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다룬다.

그는 "프랑스 최고 명문 국립영화 학교 페미스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을 때, 폴린 무니에가 쓴 한 각본을 읽었다"라고 회상했다.

감독은 "인간이 동물로 변하는 이야기였고, 마침 내가 건드려보고 싶어 했던 주제인 '전승', '우리가 남기고 싶은 세계', '우리가 물려받고 싶은 세계', '파괴하고 싶은 세계', '새로 발견해야 할 세계'의 교차점에 있는 은유 같은 작품이라고 느꼈다"라면서 폴린 무니에의 각본을 연출하게 됐다고.

언급한 것처럼, <애니멀 킹덤>은 인간 안에 잠자고 있던 '동물적 본능'의 유전자가 깨어나면서 인간과 자연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계가 흔들리기 시작하는 세상 속, 한 16세 소년과 그의 아버지의 관계에 대한 영화다.

토마스 카일리 감독은 "절대적인 타자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공존하고, 함께 살고, 사회를 이루어야 하는가"라면서, 차별과 배제, 공존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이 작품은 돌연변이가 되어버린 어머니 '라나'의 부재 속에서 '프랑수아'와 아들 '에밀' 사이의 강한 유대로 시작된다.

이에 대해 감독은 "'에밀'과 '프랑수아'는 힘에 기반한 관계에서 배려와 연민, 존중의 관계로 전환되면서 서로를 진정으로 바라보는 법을 배운다"라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애니멀 킹덤>은 작품의 메시지를 시각적 스펙터클과 감동적인 드라마로 균형 있게 풀어낸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감독은 세 가지 기본 규칙을 세우고 작업을 진행했다.

첫 번째는 배우와 함께 시작해 배우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촬영한다는 것, 두 번째는 캐릭터의 시점을 유지한다는 것, 세 번째는 스튜디오나 그린 스크린 없이 실제 환경에서 촬영한다는 것이었다.

감독은 "특수효과의 신뢰도는 시퀀스 내에서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변이의 묘사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이 기술들을 최대한 결합하기로 했다. 동일한 프로세스를 재사용하면 관객의 눈은 몇 초 만에 이를 알아챌 수 있기에, 메이크업, 애니매트로닉스, 무대 효과, 디지털 효과를 모두 적용한 기법의 조합은 장면마다 다르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운드 오브 메탈>(2020년)로 아카데미 음향상을 받은 사운드 디자이너 니콜라스 베커가 음향을 맡아 작품의 몰입도를 높인다.

토마스 카일리 감독은 "니콜라스 베커는 새를 연기하고, 모방하고, 심지어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독특한 기술을 개발한 '새 가수'들을 소개해 줬다. 톰 메르시에는 그들에게 트레이닝을 받았다. 소리를 내뱉는 대신 소리를 빨아들여 새처럼 소리 내는 법을 배웠다. 이를 위해서는 가슴과 목 활용에 엄청난 연습이 필요했다. 톰 메르시에는 수개월 동안 훈련을 받았고, 영화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는 톰 메르시에가 직접 낸 목소리다"라면서, '픽스'를 맡은 톰 메르시에의 고생담을 소개했다.

그렇게 <애니멀 킹덤>은 판타지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현시대의 절실한 질문들을 던지는 작품이 됐다.

세대 간의 갈등과 화해, 타자에 대한 공포와 포용, 자연과 인간의 공존 등 무거운 주제들을 시각적 스펙터클과 감동적인 드라마로 승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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