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국내외 대회 출전…부부 금실 쌓는데 마라톤이 최고”[양종구의 100세 시대 건강법]
“마라톤 동호회에서 회식하는 날 남편을 만났어요. 그때부터 함께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도 했죠. 전 마라톤 풀코스 도전엔 두려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남편은 매번 풀코스에 출전해 상위권에 입상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도 ‘어떤 기분이길래 저렇게 달릴까’ 생각했고, 풀코스를 완주해야 남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풀코스 출전을 감행했죠.”
목 씨는 2009년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10km 대회에 함께 나가자는 친구의 권유로 뛰었다. 주 1, 2회 건강을 위해 달리며 10km 코스에 가끔 출전했다. 그러다 남편을 만나 풀코스에 입문하며 마라톤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그는 “전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이 잘 달렸다고 했다. 그때부터 풀코스 기록 단축을 위해 달렸다”고 말했다.
마스터스 마라토너들 꿈의 무대인 보스턴마라톤 출전을 목표로 잡았다. 보스턴마라톤은 참가 자격 기준이 있다. 여자 30대의 경우 3시간35분 이내 기록이 있어야 했다. 하루 5~8km, 한 달 평균 100km를 달리던 그는 월 평균 약 200km로 달리는 거리를 두 배로 늘렸다. 주당으로 따지면 50km다. 퇴근한 뒤 저녁에 주 5일을 이상을 달렸다. 그는 “그동안 풀코스 완주에 대해 ‘과연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니 자신이 생겼다”고 했다.
2023 베를린마라톤 여자부에서 티지스트 아세파(28·에티오피아)가 2시간11분53초의 세계 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남자부에서는 2022년 이 대회에서 세계 기록(2시간1분09초)을 세운 엘리우드 킵초게(30·케냐)가 2시간2분42초로 개인 통산 5번째 베를린마라톤 챔피언에 올랐다.
“지금은 다시 월 200km로 줄였어요. 약 10년 전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무릎 인대를 다쳤었는데 무리를 하니 통증이 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젠 즐겁게 달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남편과는 주로 지방 대회에 함께 참가하고 있다. 지방 대회는 축제를 겸하는 경우가 많아 볼거리와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8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에서도 함께 달렸다. 그는 “여름엔 더워서 주로 산을 달리고 있다”고 했다.
목 씨도 9월 1일 열린 GTNS 트레일러닝 5.5km에서 1위, 9월 8일 열린 철원dmz마라톤 5km에서 3위를 하는 등 각종 단축마라톤에서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최근엔 풀코스보다는 단축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 부상 방지 차원도 있지만 빨리 달리고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5월 열린 바다의 날 마라톤 10km에서는 남편과 동반 우승하기도 했다. 목 씨는 “이제 대회에 출전하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본다. 남편과 함께 달리며 건강과 사랑을 동시에 쌓고 있어 즐겁다”고 했다.
“긴 거리를 달리면 무릎에 통증이 오다 보니 가급적 피하게 됐죠. 이젠 풀코스에 대한 미련을 버렸어요. 즐겁게 달리며 열심히 달리는 남편 응원하는 재미도 좋아요.”
목 씨는 이젠 우승보다는 펀런(즐기며 달리기)에 초점을 둔다. 훈련도 부상 방지에 중점을 준다. 달리기 전 스트레칭 체조를 많이 해주고 달리는 리듬을 살려주는 스킵(Skip) 등 보조운동도 많이 한다. 무릎 및 발목 부근 근육을 강화하는 근육 운동도 자주한다. 달리고 단 뒤 회복을 빠르게 하기 위해 냉찜질도 한다. 그래서 아직 달리다 다친 적은 없다. 한때 갑상선 기능 항증증과 기능 저하증이 동시에 나타난 적도 있지만 달리면서 증세가 사라졌다. 목 씨는 “오래 달리려면 다치면 안 된다. 이젠 목표가 다치지 않고 달리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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