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전기차 시장에 큰 변화가 시작된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를 구매할 때 차량 본체만 먼저 사고, 가장 비싼 부품인 배터리는 따로 빌려 쓰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국내 최초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가격 장벽을 무너뜨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제8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 실증특례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는 기존 규제로 인해 불가능했던 ‘차체와 배터리 소유권 분리’를 허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소비자가 전기차를 구매하면 차량과 배터리를 함께 소유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차체만 구매하고 배터리는 리스 형태로 빌려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 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은 배터리다. 일반적으로 전체 차량 가격의 약 30~40% 수준을 차지한다. 실제 현대차 아이오닉5 기본형 가격은 약 4700만 원 수준인데, 배터리 가격만 최대 2000만 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제도가 시행되면 소비자는 배터리 비용을 제외한 차체 가격만 먼저 지불하면 된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까지 적용될 경우 아이오닉5를 실구매가 기준 2000만 원대에 구매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신 배터리는 리스사에서 빌려 쓰는 구조다. 소비자는 매달 일정 금액의 사용료를 내게 되며, 월 구독료는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10월부터 아이오닉5 약 2000대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실증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정식 제도화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도가 전기차 시장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느꼈던 부분이 초기 구매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시간이 지나면 성능 저하 우려가 존재해 중고차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배터리를 리스 형태로 운영할 경우 소비자는 배터리 수명과 교체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배터리 재활용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리스 사업자가 사용 종료 배터리를 회수해 재사용하거나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자원 순환 효과와 전기차 보급 확대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이 완전히 줄어드는 것인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월 구독료 수준과 장기 이용 시 총 비용이 얼마나 될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초기 구매 가격은 크게 낮아질 수 있지만, 결국 월 리스료와 유지 비용까지 합산했을 때 실제 체감 혜택이 결정될 것”이라며 “전기차 시장 구조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있는 만큼 소비자 반응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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