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술보 늘어져"...턱에 처진 살, 무턱 때문이라고?

박준규 2024. 10. 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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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안면거상 수술은 헤어라인과 귀 앞뒤를 따라 긴 절개를 통해 늘어진 피부와 근막을 잘라내고 당겨 봉합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안면골 구조, 두상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수술 전 자신의 얼굴형과 턱 모양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면거상을 고민 중이에요. 저희 가족들이 다 하관에 노화가 빨라요. 그래서 언니도 얼마 전에 안면거상을 했는데, 안면거상과 무턱 수술을 함께 받았어요."

"가족들이 무턱이 있으시네요. 무턱이 있으면 심술보가 꺼져서 10대도 처진 느낌으로 보일 수 있어요. 무턱이면 안면거상을 해도 턱선이 잘 당겨지지 않아서 볼살이 처져 보이니까 언니도 무턱 수술을 같이 하셨던 거예요. 본인도 언니처럼 안면거상을 하시면 무턱 수술도 함께 받으셔야 하는 얼굴이에요. 그런데 중안면은 전체적으로 팽팽하고, 심술보 아래로 꺼져 보이는 상태라 사실은 처짐보다는 무턱의 영향이 커요. 그러니까 안면거상 없이 무턱 수술만 하셔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실제로 이번 주에 상담 오셨던 분과의 대화입니다.

안면거상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안면거상술(페이스리프트)은 헤어라인과 귀 앞뒤를 따라 긴 절개를 통해 늘어진 피부와 근막을 잘라내고 당겨 봉합하는 수술입니다. 미용성형술 중에서도 큰 수술에 속하지만 미국에서는 두 번째로 널리 시행되어 매년 20만 명 이상이 받는 안면 성형술입니다. 이는 얼굴형이 좁고 피부가 얇아 쉽게 처지기 쉬운 백인의 인종적 특성과, 강한 햇볕으로 광노화가 심한 미국 환경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안면거상술 시행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구 구조의 변화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20대 초반 인구가 감소하고 노령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성형수술 분야 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항노화, 주름성형술'입니다. 이에 따라 많은 성형외과들이 '이제는 리프팅 성형술이 대세'라며 이 분야의 진료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얼굴은 피부가 상대적으로 두껍고 광대뼈 등이 발달해 백인에 비해 얼굴의 노화가 느리고, 안면거상의 필요성과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얼굴살의 지지 구조는 얼굴뼈에 부착되어 있으므로 얼굴살의 처짐과 팽팽함은 골격의 영향을 받습니다. 한국인의 얼굴은 백인에 비하여 골격이 좌우로 넓으며 두드러지고 피부가 두꺼워 노화에 따른 처짐에 적은 편입니다. 좌우 폭이 좁고 피부가 얇아 피부가 '흘러내리듯' 처지는 서양인과는 그 양상에 차이가 있습니다.

왼쪽 사진의 (A)는 평균적인 북미 백인 여성의 정면 모습, (C)는 평균적인 한국계 여성의 정면 모습입니다. 한국인의 얼굴은 좌우로 넓고 골격구조가 두드러져 상대적으로 처짐이 늦습니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왼쪽이 백인, 오른쪽이 동아시아인 두상입니다. 백인의 얼굴은 한국인에 비해 좌우 폭이 좁고 앞뒤 길이가 깁니다. [사진=Applied Ergonomics 41 (2010) 832–839]

처진 살을 당기는 효과에도 차이가 느껴집니다. 실제 백인과 한국인의 안면거상 수술을 해보면, 살을 당겼을 때 따라오는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폭이 좁고 앞뒤로 긴 서양인의 얼굴에서 얼굴살이 좀 더 매끈하게 당겨지고, 한국인에서는 당기는 살이 광대뼈 등의 돌출된 구조물에 걸려 광대뼈 앞쪽의 피부가 백인처럼 쉽게 당겨지지 않습니다.

반면 한국인의 얼굴은 백인에 비해 앞뒤로 짧으면서, 하관의 볼륨이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위) 유럽인의 안면골 골격(40세, 남성), (아래) 동아시아인의 안면골 골격(40세, 남성) [사진=Anatomy of Facial Expressions: Uldis Zarins]

특히 무턱으로 하관의 볼륨이 많이 부족한 경우는 심술보가 꺼져 볼살이 처지고 목선이 늘어진 느낌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턱이 있으면 10~20대도 처진 얼굴처럼 보이는 이유입니다.

무턱이 있으면 심술보가 꺼져 볼살이 처지고 목선이 늘어지며 10~20대도 처진 얼굴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한국인의 이런 특성들 때문에 얼굴살이 처져 안면거상을 고민하시는 분들을 만나보면, 중안면에 비해 하안면이 유독 처져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턱으로 하관의 지지 구조가 부족해 하안면이 처졌지만 뚜렷한 광대뼈로 중안면은 팽팽해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관의 지지 구조가 부족하면 안면거상으로 얼굴살을 당겨도 얼굴선이 매끈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면 거상으로 피부와 근막을 잘 당겨 예전의 얼굴과 최대한 비슷한 결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했을 때 최선의 수술 결과를 얻더라도 볼살이 처져 보이는 본인의 20~30대의 느낌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원래 무턱이 있었다면 안면거상으로 최선의 결과를 얻더라도 볼살이 처져 보이는 본인의 20~30대의 느낌에 수렴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턱 끝이 뒤로 빠진 얼굴을 가진 분에게는 안면거상을 할 때 무턱 수술을 함께 시행하는 것을 권하게 됩니다.

무턱이 있는 얼굴은 안면거상 시 무턱 수술을 동시에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진=O. M. Ramirez (2019) Der MKG-Chirurg 12, 68]

한국인의 얼굴형 특성상 뚜렷한 광대뼈가 잡고 있는 중안면은 비교적 팽팽한데, 하관만 처져 보이는 얼굴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런 경우 안면거상을 시행할 때 무턱수술도 함께 시행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수술의 실제 효과는 얼굴을 팽팽하게 당기는 것보다는 오히려 부족한 하관을 채우는 데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심술보가 꺼지고 볼살이 두드러지며 목선이 늘어진 얼굴인데 중안면은 팽팽하다면 그 원인은 무턱에 있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50~60대에서 안면거상을 원해 내원하신 분들에서 하안면(턱, 심술보, 목선)이 유독 늘어지고 중안면이 팽팽한 분들은 굳이 안면거상술을 시행하지 않고 무턱 수술만을 단독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뚜렷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심술보가 꺼지고, 볼살이 두드러지며 목선이 늘어진 얼굴이라면 그 원인은 무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안면거상을 시행하더라도 무턱 수술을 함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만약 중안면이 팽팽하다면 굳이 안면거상을 하지 않고 무턱 수술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무턱 수술에 대해 설명해드리면 간혹 무턱 수술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는 안면거상을 하더라도 무턱 수술이 함께 필요하다는 점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더 큰 수술인 안면거상과 무턱 수술을 동시에 하는 것보다 무턱 수술만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부담을 훨씬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수술 시간도 40분 내외로 약 4시간이 소요되는 안면거상에 비해 훨씬 짧습니다.

또한 입안 절개 만으로 수술이 진행되므로 흉터에 대한 걱정 없이 턱선, 목선, 입매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만약 무턱 수술 후에도 처짐이 눈에 띈다면, 이후 안면거상을 추가로 시행해도 무방합니다. 무턱 수술 없이 시행한 안면거상보다 결과가 훨씬 더 좋을 것이라는 점도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박준규 원장 (parks@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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