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그 골목 앞은 조용할 틈이 없습니다. 경남 진주시의 한 빵집, 이름은 페퍼그라인더. 이름부터 어딘지 모르게 향긋한 후추 냄새가 풍기는 이곳은, 최근 SBS 생활의 달인 988회에 소개되며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 전부터 이 빵집은 이미 진주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빵순이들의 성지 같은 곳이었죠.
진주라는 도시, 여행지로 자주 언급되는 곳은 아니지만 이 소금빵 하나만큼은 전국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만큼의 존재감을 자랑합니다. 바로 김영완, 배혜린 달인 부부가 만들어낸 작은 기적, 3가지 블렌딩 후추 소금빵 덕분입니다.
진주의 작은 골목에서 빵으로 완성된 풍경

경남 진주시 진주대로866번길 16, 누군가의 일상 한복판에 자리 잡은 이 빵집은 오픈과 동시에 줄이 생깁니다. 오픈 시간부터 단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오늘 빵은 모두 나갔습니다!"라는 문구가 진열대를 대신합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후추 소금빵. 이름만 들으면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한 입 베어 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맛입니다. 블렌딩된 3가지 종류의 후추, 저온 숙성 반죽, 그리고 버터로 튀기듯 구워낸 바삭한 식감은 여느 빵집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 무엇보다도 한 입 가득 느껴지는 깊은 풍미는 그야말로 중독적이죠.
빵이 아니라 기술이다, ‘달인의 손맛’

김영완, 배혜린 달인은 단순히 빵을 만드는 것을 넘어, 맛의 구조를 설계하는 장인입니다. 후추를 쓴다고 해서 그저 맵고 자극적인 것이 아닙니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세 가지 후추를 적절히 배합해, 그 향과 풍미만 살아있도록 조절합니다. 여기에 발효 시간을 조절한 반죽과, 버터의 온도를 정밀하게 다루는 기술까지. 단짠의 미학, 그리고 향의 설계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이 빵은 그야말로 작품입니다.
심지어 손님들 중 절반 이상은 진주 사람이 아닌 외지 손님이라고 합니다. 그 빵 하나를 맛보기 위해 장대비 속에서도 줄을 서는 이유, 그 모든 과정이 한 입에 담긴 정성과 실력 때문이겠죠.
진주의 또 다른 여행 이유가 되어줄 곳

페퍼그라인더는 단순한 빵집이 아닙니다. 이곳은 이제 진주의 명소이자 ‘맛집 여행 코스’로서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어요. 흔히 진주는 남강유등축제, 진주성 같은 전통적인 역사 여행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이렇게 소소하고 감성 가득한 ‘먹거리 여행’ 코스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 오는 날, 낯선 골목에서 따뜻한 소금빵 하나를 손에 쥐고 있는 풍경. 이보다 더 여행다운 순간이 있을까요?
여행 팁 & 방문 정보

- 상호명: 페퍼그라인더
- 주소: 경남 진주시 진주대로866번길 16
- 연락처: 0507-1337-6834
- 대표 메뉴: 후추소금빵 2,800원 / 생식빵 8,000원
- 운영 팁: 재료 소진 시 조기 마감되므로 오전 방문 필수!
- 주차: 가게 앞 좁은 골목이므로 인근 공영주차장 이용 권장
소금 한 꼬집, 후추 세 스푼의 여운

진주까지 가야 먹을 수 있는 빵. 단순한 유행이라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정직하게 다져진 깊은 맛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한 끼 식사로도, 여유로운 오후 간식으로도, 혹은 그저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선물로도 참 좋은 빵.
이번 주말엔 진주로 소금빵 하나 들러보는 여행, 어때요?
빵 하나에 담긴 이야기가, 당신의 하루를 조금 더 풍성하게 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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