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저널] EDR과 DSSAD의 법규 및 표준화 동향

이제 곧 다가올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교통사고 분석을 위한 사고기록장치와 자율주행 기록장치(DSSAD: Data Storage System for Automated Driving)에 대한 여러 국가의 표준 및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본 고에서는 레벨3의 상용화를 넘어 완전한 무인 자율주행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최근의 자율주행기술 발전과 함께 차량 사고기록 장치의 국내외 법규 및 표준화 동향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자동차의 사고기록장치

교통사고 조사분석의 목적은 사고의 원인을 파악해서 책임소재를 밝히고 앞으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사고 조사를 통해 교통사고의 당사자들이 법규 위반을 했는지 또는 가해 차량과 피해 차량은 누구인지 사고 책임을 밝히게 된다.

 


 

우리나라는 2012년 「자동차관리법」 개정을 통해 사고기록 장치의 정의를 최초로 법률에 명시하고, 자동차 제작자와 판매자에게 장착 여부 고지 및 정보 제공 의무를 부여하였다. 이후 2014년에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여 사고기록장치를 장착할 때 기록해야 할 항목(필수 15개, 선택 30개)을 세부적으로 규정하였고, 에어백 전개 등의 조건에서만 저장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사고기록장치를 활용한 사고 조사 건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사고기록장치의 데이터가 교통사고 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사고기록장치의 데이터 취득 범위의 확장

최근 급발진 의심 사고가 많이 보도되면서 사고기록장치가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동차 리콜센터는 신고자가 급발진이 의심된다는 의견으로 별도 신고한 내역을 수집하고 있는데, 아래와 같이 2019년 58건에서 2022년에는 76건까지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급발진 의심 사고가 증가하면서 많은 사고 당사자와 일반시민들이 사고기록장치에 저장되는 데이터의 정합성과 장치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차량 사고기록장치 중 EDR(Event Data Recorder)에 더 많은 정보가 저장된다면 사고원인 분석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EDR 기록 데이터를 확장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어려움이 있다. 먼저 다양한 센서에서 전달되는 각각 다른 차량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데이터를 동기화하여 디지털 형태로 저장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데이터 저장 해상도와 저장 소요 시간을 일치하기 어렵고 저장되는 데이터의 용량에도 제한이 있다. 또한 사고로 차량의 훼손 상태가 심각해 EDR 장치에 전원 공급이 되지 않는 경우를 대비한 백업 전원 공급과 기록된 데이터의 정합성과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이러한 기술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EDR 기록 데이터는 2024년 11월에 UN R160 기준을 반영한 대규모 개정이 단행되었으며, 기존 45개의 기록 항목을 필수 항목 55개와 선택 항목 12개, 모두 67개로 확대하였고 저장 시간은 기존 5초에서 20초로 연장되었다. 또한 에어백이 전개된 경우뿐만 아니라 보행자 또는 자전거 충돌 시에도 데이터가 저장되도록 기록 조건이 확장되었다.

 

미국은 2012년 연방규정(49 CFR Part 563)을 통해 신차에 EDR 장착 시 데이터 항목과 표준을 규정하였으며, 2027년부터는 저장시간을 20초로 확대하고 항목을 더욱 세분화하는 방안이 도입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2019년 일반안전규정(GSR II : General Safety Regulation II)을 통해 M1, N1 차량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EDR 장착을 의무화하였으며, 2026년까지 대형차(M2–N3)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은 2022년부터 신차에 대해 EDR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60개 이상의 항목을 저장하고, 3건 이상의 이벤트를 기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2022년부터 신형 승용차에 EDR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2026년까지 대형차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기록장치(DSSAD)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차량의 운행과 시험이 필요하게 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먼저 2012년 9월 자율주행 테스트를 허용하는 법률안이 제정되었다(캘리포니아주,​ Senate Bill 1298 Chapter 570, Status of 2012). 이에 미국DMV(Department of Motor Vehicle) 인증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일반 도로 시험주행요건에 자율주행 데이터의 기록이 필요하며 자율주행 자동차는 분리된 구조의 자율주행 데이터 저장장치가 필요하며, EDR과 유사한 기능요건을 가져야 함을 명기하였다.

 

국내에서는 2020년 12월부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을 통해 자율주행 정보 기록장치의 성능 기준과 최소 기록 데이터에 대해서 정의 하고 있다. 이 개정령에서 자율주행 정보 기록장치는 최소 6개월 이상 또는 2,500건 이상의 기록 사항을 저장할 수 있어야 하며 자율주행 시스템의 작동, 해제 방법, 운전전환 요구조건 등을 최소 데이터로 기록하게 되어 있다. 또한 사고분석에 사용할 수 있도록 EDR과 마찬가지로 충돌 후에도 기록 내용이 추출될 수 있어야 하며 자동차 내장 전원공급기의 사용이 불가한 경우에도 기록된 모든 정보는 추출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2023년 10월에 각국의 법률 등을 참조하여「자율주행자동차의 안전운행요건 및 시험운행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여 제17조와 18조에서 운행기록장치와 영상기록장치의 장착을 의무화하였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주행 정보와 관련된 데이터 기록장치를 DSSAD라고 한다. EDR은 사고 발생 5초 이전부터의 차량주행 정보를 기록하지만 DSSAD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여러가지 정보들을 주행 중 기록하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과 관련된 정보들을 상시 저장하고 있다. 따라서 EDR과는 다른 데이터 저장 방법이 필요하고 매우 큰 데이터 저장 용량이 필요하다. 특히 EDR은 사고의 원인을 분석하고 사고를 재구성하는 데 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DSSAD는 사고와 상관없이 자율주행과 관계있는 여러 가지 정보들이 저장되기 때문에 차량의 자율주행 운전권에 대한 책임을 파악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DSSAD와 EDR-AD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자동차의 판매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아직 완전자율주행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많은 국가에서 선제적으로 법규 및 표준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먼저 UNECE의 자율주행 전문가 그룹인 GRVA(Working Party on Automated/Autonomous and Connected Vehicles)내의 WP29에서 자율주행 기록장치에 관한 표준화 논의를 시작했다. 주요 논의 항목은 EDR과 어떻게 차별성을 가질 것인지, 사고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명확히 할 것이며 수집 데이터 항목과 메모리 용량, 데이터 저장 전원 확보 등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또한 DSSAD에 관한 성능 기준과 평가 방법론 개발 그리고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업데이

트 관련된 내용들도 논의하고 있다.

 

DSSAD와 EDR을 별개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DSSAD는 자율주행 정보 기록장치로 사고의 발생 유무와 상관없이 자율주행차의 주행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EDR의 기능요구사항을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래서 EU 특히 독일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고기록이 아닌 자율주행 정보의 저장과 관련한 표준이나 법규화에 대한 활동은 활발하지 않으며 특이하게 중국은 전기차의 배터리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자율주행차가 아닌 전기차에 주행정보 기록장치를 장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기록장치는 DSSAD가 아닌 EDRAD(Event Data Recorder for Automated Driving)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북미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특히 미국 SAE J3197 표준에서는 자율주행 기록장치를 자율주행 시스템 데이터 로거(Data Logger)로 표시하고 있으며 자율주행 기록장치의 목적이 자동차 사고의 재구성에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이 표준에서는 사람의 ‘운전자’가 없는 경우 ADS(Automated Driving System) 자체가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가 될 수 있으며, 사고재현을 위한 정보를 표준화하기 위해 ADS 데이터 기록의 정의가 필요하고 사고의 배경과 판단을 위해 SAE J1698-1에서 정의된 EDR을 보완한다고 설명

하고 있다.

 


 

DSSAD 법규 및 규제 현황

완전 자율주행이 이루어진 자동차는 주변의 차량, 도로, 환경과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며 국내에서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 Cooperative-Intelligent Transport Systems)라고 한다. C-ITS는 차량과 보행자, 도로인프라 등 도로의 구성요소들이 통신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V2X), 이를 바탕으로 도로와 차량의 안전과 편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이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행하는 데 필요한 여러 교통정보와 인프라 데이터들은 관제 센터 내에 있는 관제 서버에서 저장 관리하게 되며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제33조의 15에 따르면 자율주행 정보의 기록 및 보관은 최소 6개월로 제시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임시 운행 중인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 조사와 손해배상 책임 규명을 위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서 국토교통부 산하 자율주행 자동차 사고조사위원회의 설치와 업무, 이해관계자의 의무 등이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시판되면서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 조사와 분석에 필요한 사고기록 저장 및 데이터의 무결성 확보 방안 및 추출 데이터의 열람 권한, 보관, 분석 등에 대한 법적 처리 절차의 정립과 관련 기술의 표준화는 더욱더 시급해졌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차량 사고기록장치에 관한 기술과 법규는 자율주행기술의 발전과 함께 최근 들어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025년 12월 4일부터 시행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에서 자동차 제작·판매자 등은 EDR 데이터 추출 장비를 시중에 유통·판매해야 하고, 차량 소유자가 요청하는 경우 EDR 데이터와 분석 결과 보고서를 제공해야 하는 등의 제도 변화가 예정되어 있다. 이는 차량 소유자와 사고 당사자의 사고기록장치에 대한 데이터의 정합성 검증과 정보공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법개정으로 판단되며, 자율주행기술의 발전과 함께 EDR과 DSSAD의 기술 고도화와 표준화는 산업계뿐만 아니라 국민 일상생활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것이다.​

 

글 / 김정윤 (대구카톨릭대학교)

출처 / 오토저널 202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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