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친일 교육 심판” 조전혁 “조희연 아바타”···막 오른 서울교육감 선거운동

탁지영 기자 2024. 10. 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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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일 진보 진영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와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가 각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다. 이번 선거는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와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의 양강 구도로 치러진다. 정 후보는 ‘뉴라이트 친일 교육 심판’을, 조 후보는 ‘10년 만의 교육 정상화’를 구호로 내걸었다.

정 후보는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오후에는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역사교육 공약을 발표했다. 최근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이 잇따라 정부 고위직에 임명되고 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 교과서의 친일 기술 논란이 일자 ‘역사 왜곡 심판’을 핵심 선거운동 전략으로 삼은 것이다. 정 후보는 “뉴라이트 친일 교육에 맞서 올바른 역사교육의 뿌리를 심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교육청에 역사위원회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역사 전문가들이 합의해 만든 역사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우리 역사 바로 알기’와 같은 부교재를 만들겠다고 했다. 정 후보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5대 공약에도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정 후보가 첫번째로 내건 공약은 ‘기초학력 보장, 교육격차 해소’다. 정 후보는 대학과 협업해 학습 부진, 경계선 지능 등 문제점을 진단하는 ‘(가칭)학습진단치유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학생 역량 개발을 위해서는 ‘서울형 학습나침반’을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기초학력, 실생활 응용, 논·서술형 자기 생각 글쓰기 등 종합 문항을 개발해 학교에서 학생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혁신교육 공약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출정식에선 혁신학교 졸업생과 학부모가 지지 발언을 했다.

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 앞에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출정식을 갖고 주먹을 쥐고 있다. 연합뉴스

조전혁 후보는 이번 선거가 조 전 교육감의 귀책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조 후보는 광화문에서 출정식을 열고 “이 선거는 전직 조희연 교육감의 전교조 교사 특채라는 불법행위로 이뤄졌다”며 “우리 아이들의 교육에 쓰여야 할 소중한 세금 600억원이 선거로 낭비됐다”고 했다. 그는 “조희연의 10년은 서울교육 ‘어둠의 시대’였다”며 “그런데도 진보좌파 진영 후보는 조희연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한다. 실로 ‘조희연 아바타’, 아니 그보다 더한 분이 후보로 나온 것”이라고 정 후보를 비판했다.

조 후보는 “10년 만의 교육 정상화를 선언한다”며 학력 신장을 위해 학업성취도평가 전수조사와 초등학교 지필평가를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가 낸 5대 공약을 보면 혁신학교 폐지, 자사고·특목고 유지, 사립학교 지원 강화가 공약 1순위였다. 정치 이념 편향교육 철폐, 극단적 페미니즘·동성애 교육 금지도 포함됐다.

조 후보는 출정식 전 학부모 민원으로 교사가 순직했던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를 찾아 묵념하기도 했다. 교권 침해의 원인을 조 전 교육감이 만든 학생인권조례로 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 후보는 교권 보호를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고 학생권리의무조례를 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교권보호관 신설, 교원 면책조항 강화, 수업 방해 학생 분리 조례 제정 등을 내걸었다.

투표율이 이번 선거의 변수로 꼽히는 만큼 양 후보 모두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진보 진영 상징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연설에 나선 반면 조 후보는 보수 진영 상징인 빨간색 점퍼를 입지 않고 무대에 올랐다. 유권자들에게 국민의힘을 연상시키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보선 후보와 윤호상 후보는 이날 각각 서울 마포구에 있는 특수학교와 광화문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최 후보는 ‘서울교육 혁신 대전환’을, 윤 후보는 ‘자녀교육 부담 경감’을 주요 공약으로 세웠다. 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는 11~12일에, 본 투표는 16일에 실시된다.

10·16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앞에서 조전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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