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신흥시장 전용으로 개발한 소형 SUV ‘크레타’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밀려난 물량이 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로 몰리면서 ‘뜻밖의 특수’를 누리는 모양새다.

크레타는 현재 인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다. 올해 3~4월 연속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했고, 2015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이 123만 대에 달한다. 브라질에서도 2017년 진출 후 47만 대를 넘어서며 올해 50만 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올해 들어 판매량이 35% 급증했다.

성공 요인은 철저한 ‘현지 맞춤형’ 전략이다. 인도 가격을 11.11~20.5 lakh(약 1,700만~31,00만 원)로 책정해 현지 중산층이 부담 없이 살 수 있도록 했다. 비포장도로가 많은 환경을 고려해 차체를 보강하고, 무더운 날씨 때문에 뒷좌석 에어컨을 기본으로 달았다. 160마력 터보엔진부터 연비 20km/L 디젤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으로 선택권도 넓혔다.

여기에 듀얼존 에어컨, 통풍시트, 파노라마 선루프, BOSE 오디오시스템까지 갖춰 가성비를 극대화했다. 19종 첨단 안전장치와 6개 에어백도 기본 탑재해 안전성까지 챙겼다.

주목할 점은 전동화 전략이다. 크레타 전기차는 인도에서 출시 4개월 만에 4,330대가 팔려 전년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5배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도 검토 중이다.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가 더 현실적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차의 신흥시장 집중 공략은 글로벌 자동차업계 판도 변화를 반영한다. 선진국 시장이 포화 상태인 데다 관세 장벽까지 높아지면서, 성장 잠재력이 큰 ‘글로벌 사우스’ 시장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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