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건곤감리·아리랑…‘뼛속까지 한국돌’ 증명한 BTS
노래엔 국악, 민요, 역사 소재까지
성장의 변화-불안 속 ‘단단함’ 과시

“ARMY, Make some noise! (아미, 소리 질러!)”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은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화려한 귀환을 알리는 자리였다.
전날 발매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공연은 2012년 런던 올림픽 개·폐회식과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쇼 등을 연출한 해미시 해밀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22년 10월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Yet to Come in Busan’ 이후 3년 5개월 만의 ‘완전체 무대’다.

●“안녕, 서울”, 한국적 미감 내세운 오프닝
한국적 미감을 전면에 내세운 오프닝 연출은 BTS가 앨범 제목으로 ‘아리랑’을 선택한 이유를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드론샷으로 북악산을 넘어 경복궁을 훑은 카메라는 광화문광장 본무대와 관객석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어 월대에 늘어선 무용수 50여 명이 양옆으로 갈라지며 광화문을 배경으로 한 ‘오픈형 큐브’ 무대에 BTS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공연을 준비하다 발목 부상을 당한 리더 RM도 무대에 올랐다. RM은 이동할 때 절뚝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준비된 의자에 앉아 퍼포먼스를 소화했다.
다음 트랙은 보다 로맨틱한 무드인 ‘훌리건(Hooligan)’. 복면을 쓴 댄서들과 함께한 제이홉의 강한 랩 이후로, 멤버들의 부드러운 보컬이 어우러졌다. 이어지는 ‘2.0’ 까지 앨범 초반부 신곡을 휘몰아치듯 끝낸 BTS는 벅찬 표정으로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입니다”라고 인사했다.

“단체로 모인 것은 몇 년 전 부산 콘서트에서 ‘저희 기다려 달라’ 했던 게 생생한데,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진)
“아미 여러분 드디어 만났습니다. 여러분 앞에서 말할 수 있다는 게 울컥합니다. 광화문 광장 가득 채워주실 줄 몰랐는데, 감사합니다.” (지민)
잠시 숨을 고르던 BTS는 “익숙한 노래”라며 경쾌한 멜로디의 ‘버터(Butter)’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4년 만에 선보인 퍼포먼스는 한층 더 노련하면서도 여유가 느껴졌다.

●성장한 ‘BTS 2.0’ 보여주는 ‘스윔(SWIM)’
분위기가 전환된 뒤 흘러나온 타이틀곡 ‘스윔(SWIM)’에선 한국적 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무대가 특히 돋보였다. 태극기의 건곤감리 문양 중 물을 상징하는 ‘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광화문을 흐르는 물길을 미디어아트로 보여줬다. 여백을 살린 안무는 “‘BTS 2.0’을 보여주겠다”는 멤버들의 말대로, 성장한 BTS를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이후 뜨겁게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라이크 애니멀즈(Like Animals)’, 스포트라이트 뒤의 공허함을 사이키델릭한 사운드로 표현한 ‘노말(NORMAL)’ 등 앨범 후반부 곡들도 흐름을 끊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BTS 멤버들은 공백기 동안 느낀 심정을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RM은 “중요한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했다”며 “고민과 불안, 방황까지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이 이번 앨범의 방향”이라고 했다. 슈가는 “활동을 잠시 멈추는 동안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했다.
공연 후반부에 멤버들은 또 다른 메가 히트곡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따뜻한 가사를 담은 ‘소우주’였다. 특히 엔딩곡을 부를 땐 발광다이오드(LED)에서 나온 별빛이 점차 광화문으로 번져 잔잔한 감동을 줬다. 공연을 마친 일곱 멤버들은 손을 잡고 다 함께 고개를 숙여 “감사하다”를 외쳤다.
●“좌석 간격 멀어 현장의 열기 체감 어려워”

아쉬운 지점도 일부 눈에 띄었다. 안전을 이유로 시민들의 통행이 강하게 제한되면서, 좌석 구역 간 간격이 크게 벌어져 광화문 일대의 열기가 하나로 응집되는 느낌은 현장에서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 사전 녹화 영상으로 BTS 멤버들이 경복궁 내부에서 등장하는 듯한 연출도 시도됐지만, 알려진 ‘왕의 길’을 따라 걸어 나오는 상징적 장면을 온전히 구현했다고 보긴 어려웠다.

애초 경찰은 무대를 중심으로 최대 26만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는 인파가 적었다. 주최 측 추산으로는 10만4000여 명,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 기준 4만2000여 명이 모였다.
한편 방탄소년단(BTS)이 3년 9개월 만에 발표한 ‘아리랑’은 발매 당일 약 400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맵 오브 더 소울 : 7’이 세운 첫 주 판매량(337만 장)을 하루 만에 넘어선 수치다. 타이틀곡 ‘스윔’은 공개 직후 멜론과 벅스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고, 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 등 90여 개 국가 및 지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외신들도 앨범 발매 직후 발 빠르게 리뷰를 내놨다. 미국 음악 매거진 롤링스톤은 별점 5점 만점에 4.5점을 부여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밴드인 BTS는 이번 대규모 컴백을 통해 팀의 정체성과 한국적 뿌리를 강조하는 동시에, 음악적으로는 보다 과감하고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해 나갔다”고 평가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도면에도 없는 ‘무허가 복층’, 불길서 도망칠 곳이 없었다
- 李 “비서실장 전번 줄테니 연락하라”…대전 유가족 위로
-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 이스라엘 공습에 사망
- 4년만에 완전체 컴백... BTS의 광화문 콘서트 하이라이트
- NYT “놀랍게 질서정연” BBC “광화문, 개선문 연상”…외신, BTS 콘서트 집중 조명
- “안녕 서울” BTS ‘왕의 귀환’…‘아리랑’으로 세계 울리다
- “우린 한국인…아리랑, ‘흥’과 ‘한’ 모두 담아” BTS 블룸버그 인터뷰
- 돌아온 BTS “우린 특별한 사람들 아냐…두려웠지만 ‘Keep Swim’”
- “환갑이지만 나도 아미”…남녀노소-국적도 허문 ‘BTS의 광화문’
- 가스총-전기충격기 들고 BTS 보러 온 50대女…“호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