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덮친 저출산 그림자 ①] 광역시 부산 신도시마저 산부인과 분만 포기
헬로tv뉴스에서는 오늘부터 세 차례에 걸쳐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짚어봅니다.
최근 기장군 신도시의 한 산부인과가 분만 진료 중단을 예고했고, 화명동의 분만 병원도 5월부로 분만 중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출생아 감소 속에 지역의 분만 의료 공급 중단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안수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영도구의 한 산부인과의원입니다. 지역에 마지막 남은,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지만 분만실과 입원실이 텅 비었습니다.
신근식 / 산부인과의원 원장 (2020년 1월 3일 헬로tv뉴스 부산)
"저희 같은 개인 의원에서는 분만율이 현저하게 떨어져서 지금 거의 분만이 없다시피 한 그런 상황입니다."
영도구와 서구의 경우 지난 2001년 부산 최초로 합계출산율이 1명 밑으로 무너졌고….
인구감소와 고령화 저출산이라는 악순환 속에 원도심에서 지방소멸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앞서 보신 영상은 지난 2020년 헬로tv뉴스 보도입니다. 저출산 속에 영도구와 중구 등 부산의 대표적인 원도심 지역에서 분만 가능한 병원이 사라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 저출산의 그림자, 4년 만에 신도시까지 덮쳤습니다. 부산에서도 출산율이 높다고 알려진 기장군 지역, 그 안에서도 정관신도시에 있는 한 병원이 분만 진료를 포기하고 나섰습니다.”
기장군 정관신도시의 한 병원.
오는 9일부터 분만 업무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있습니다.
저출산과 산과 의료진 수급의 어려움 속에 분만 진료를 포기하기로 결정한겁니다..
병원 관계자 : “운영비용 대비해서 이제 수익이 발현이 잘 안되는 거예요. 산과가 워낙 작아지다 보니까…. 5년 동안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일단 뭐 적자 운영을 좀 했었거든요. 그래서 다른 데서 벌어서 이제 메꾸고 했는데 이게 한계가 좀 온 거죠."
산모들도 당혹스럽습니다.
이미 가까운 산부인과의 분만 진료와 조리원은 예약이 가득 찬 상태다 보니 다른 지역에 있는 병원까지 갈 수밖에 없습니다.
산모 : “보통 처음에 병원을 정할 때도 엄청 다 알아보고 이렇게 자기한테 이제 제일 괜찮은 데로 이렇게 오는데 갑자기 이렇게 통보받으니까 뭐 (다른 병원) 알아봐야 하긴 알아봐야 하는 게 현실인데 힘들죠. 많이 다니고 있는데, 계속 이렇게 되면 그냥 거의 (저출산) 악순환이지 않을까 싶은 그런 거죠.”
10년 전 2만 6천여 명이었던 부산의 출생아 수는 지난 2022년 1만 4천여 명으로 46% 급감했습니다.
심각한 저출산 속에 앞으로 분만 의료 공급 중단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는 5월이면 북구의 한 병원에서도 분만 진료를 중단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부산에 있는 분만 가능 산부인과는 27곳에서 25곳으로 줄게 됩니다.
현재 중구와 영도구, 사상구에는 분만 병원이 하나도 없고, 지자체 4곳은 24시간 분만실이 없는 상황인데, 이 같은 분만 취약 지역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산부인과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던 부산지역 대학병원 3곳은 올해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초의수 / 신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의료 환자들의 어떤 수요에 맞추어서 의사들이나 병원에 의료적 공급체계가 이루어지는…. 출산율이 낮아지게 되니까 특히 임산부라든지 신생아의 수요라든지 이런 것들이 급감하게 되죠. 그런 상황에 사실은 산부인과나 소아과의 의료체계가 줄어들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저출산 속에 대도시 부산의 분만 의료 체계마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헬로tv뉴스 안수민입니다.
영상취재 : 이동근, 그래픽 : 최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