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환자, 유방암 발생 위험 높은 이유는?
- 완경기 조현병 여성 위험 더 높아… ‘호르몬 변화’와 관련 있을 것
- 특발성 질환인 조현병, 핵심은 스트레스 관리?
조현병을 갖고 있는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병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교실 조철현 교수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정선재 교수, 양지수 박사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내용이다.
‘생각’이 복잡하게 분리되는 병
조현병(Schizophrenia)은 사고, 감정,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정신질환이다. 과거에는 ‘정신분열’이라는 명칭으로 불렸으나, 과도하게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현재는 조현병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사고의 분리 및 복잡성’이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점을 반영한 명칭이다.
조현병의 증상 하면 환청이나 환시 등 비현실적인 감각을 경험하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망상, 논리성과 연속성이 결여된 혼란스러운 사고 방식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다만, 이는 ‘양성 증상’의 사례들이며, 반대로 ‘음성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감정 표현이 지나치게 줄어드는 ‘감정적 평탄화’와 사회적 관계를 회피하는 ‘고립 성향’이 나타나는 경우 역시 조현병에 해당한다.
조현병 환자 수는 크게 변화하지는 않았다. 2023년 기준 대략 12만 명이 조현병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중에는 여성 쪽이 약간 많은 편이며, 연령대에서는 30대~60대의 비중이 높다.
조현병은 아직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질환이다. 다만 정신질환이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심리적 트라우마 같은 환경적 요인, 그리고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유년기·청소년기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가 발병하는 경우, 성인이 되면서 조현병이 발병할 수 있다는 관련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완경 전후 조현병 환자, 유방암 위험 높아
공동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총 90만여 명의 의료기록을 확보해 분석을 진행했다. 18세부터 80세 범위의 조현병 여성 약 22만 명, 그 외 정신질환 여성 약 22만 명, 그리고 정신질환을 겪지 않는 여성 약 45만 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분석 결과, 조현병 여성 그룹은 정신질환이 없는 그룹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1.26배 높게 나타났다. 조현병 외의 정신질환을 앓는 그룹보다도 1.07배 높았다. 항정신병 약제의 복용 기간도 유방암 발생 위험에 영향을 미쳤다. 약제를 4년 이상 복용한 경우, 6개월 미만 복용한 그룹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1.36배 높았다.
한편, 연령에 따른 위험도 존재했다. 40~64세 연령대에서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경우, 같은 연령대의 정신질환이 없는 그룹에 비해 1.36배 위험도가 높게 나왔다. 40세 미만, 그리고 64세 이상 그룹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완경(폐경) 전후 여성이 조현병을 앓을 경우, 유방암 위험에 대한 보다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조현병을 앓는 중년 여성들의 유방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선재 교수는 “특히 폐경기 전후 여성 환자들은 정기적인 유방암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기 검진, 스트레스 관리가 핵심
40세 이상 여성의 경우, 1~2년 주기로 유방암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이는 조현병을 앓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해당되는 권장사항이다.
또한, 앞서 제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르몬 변화’가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라 추정할 수 있다. 폐경(완경)은 대표적인 호르몬 변화 요인이며, 항정신병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 역시 호르몬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조현병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스트레스 역시 과도할 경우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조현병 환자는 수시로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불안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면역 체계 및 호르몬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현병을 앓고 있지 않다고 해도, 높은 스트레스는 면역계와 호르몬계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스트레스 관리에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면서,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개선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현병 환자 또는 그 가족들의 경우, 이러한 정보들을 활용해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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