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명절 의료대란 막겠다"지만 의료계 "1만명 치료 못 받을 수도"

최용락 기자 2024. 9. 13.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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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특별대책을 마련해 추석 명절 기간 응급의료가 차질 없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응급의료현장에서는 명절 기간 최대 1만 명의 환자가 진료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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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응급의료 특별대책' 발표에도 사그라들지 않는 우려

정부가 특별대책을 마련해 추석 명절 기간 응급의료가 차질 없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응급의료현장에서는 명절 기간 최대 1만 명의 환자가 진료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브리핑'을 열고 '추석 연휴 대비 응급의료체계 유지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대책은 △의료진 보상을 위한 건강보험 수가 인상, △의료인력 유지를 위한 인건비 지원, △응급실 1:1 전담책임관 지정 등이다. 또, 전국 409개 응급실 중 건국대충주병원·명주병원을 제외한 407개 응급실이 매일 24시간 운영되고, 일 평균 7931개 의료기관이 진료를 본다.

정 정책실장은 "연휴 기간 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준비한 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고, 개별 의료기관과 소통도 긴밀히 유지하면서 응급의료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며 "또한, 관계부처와 협업을 통해 의료기관별 사정에 적합하게 환자를 분산하도록 원활한 이송 전원체계를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먼저 문을 연 동네 병·의원이나 가까운 중소병원 응급실을 이용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중소병원 응급실 진찰 결과에 따라 중증이라고 판단되면 큰 병원으로 신속한 이송이 가능하므로 안심하셔도 된다. 이런 경우 의료비 부담은 평소와 같다"고 밝혔다.

정부의 바람과 달리, 의료현장에서는 지금의 대책만으로는 명절 응급의료 대란을 막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형민 대한응급의사학회 회장은 이날 아침 문화방송(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공의들이 없는 상태에서 맞는 첫 명절이다. 저희가 경험해봤던 바가 없다"며 "예년의 예를 봤을 때 보통 환자 수 자체가 50%에서 100% 정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데 그렇게 늘어난 환자를 과연 감당할 수 있을 것이냐가 제일 걱정"이라며 "최대 하루 한 1만 명 정도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응급실 환자가 한 1만 5000명에서 2만 명 선이라고 한다면 명절 때는 하루에 3만 명 선이 된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연휴 기관 8000여 개 당직 병·의원이 문을 여는만큼 의료 붕괴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라고 한데 대해 "의료 붕괴라고 하는 게 개념이 다르겠지만, 치료를 못 받는 환자 입장에서 보면 그게 재난이다. 붕괴다"라며 "병·의원을 열어주시는 동료 분들께 너무 감사드리지만 응급실이 할 수 있는 일과 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은 기본적으로 다르다"고 했다.

이어 "일부 경증 환자들의 (당직 병·의원으로) 분산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제일 부족한 것은 결국 병원의 최종 치료능력"이라며 "중증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최종 치료가 제대로 제공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의원을 더 많이 연다고 해서 최종 치료능력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건강보험 수가 인상을 통해 오는 25일까지 권역 응급의료센터의 전문의 진찰료를 3.5배 올리기로 한 데 대해서도 이 회장은 "도움이 될 리가 없다. 돈을 더 주면 해결될 거라는 이 짧은 인식이 너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수가 인상이 되면 응급의료체계가 개선되겠지만, 지금은 사람을 뽑고 싶어도 사람이 없는 상태"라며 "응급 진료에 사람이 더 필요한 것도 분명히 있지만, 결국 최종 진료가 제대로 제공되는 게 문제인데 엉뚱한 데 긁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며 응급실 의료위기가 이어진 1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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