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퍼 닌자 '류 하야부사'가 수 많은 적을 쓰러뜨리고, 악을 물리치는 이야기는 2000년내 초반 게임을 즐겨 온 이들에게는 너무나도 친숙합니다. Xbox 초창기, 수 많은 액션 게임들의 중흥기 속에서도 이 시리즈는 유독 빛을 발했죠. 묵직한 전투의 손맛과 조작성은 많은 이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주었지만, 더 많은 사람에게는 절망적인 난이도로 인한 좌절감을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이전 작품으로부터 13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현재, 액션 게임 장르의 분위기는 아주 많이 바뀌었습니다. 악명 높은 난이도로 맹위를 떨치는 게임들은 줄곧 이어져 왔지만, 그 수는 현저히 줄어든 것이 사실입니다. 대다수의 게임들은 더 많은 이용자들이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접근성'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고요.
이러한 세월의 변화 때문이었을까요? '닌자 가이덴4' 또한 전작과는 많이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단 팀 닌자가 플래티넘 게임즈와 손을 잡고 개발한다는 것부터 말이죠. 니어, 베요네타 등 과거 액션 게임 씬을 주름잡던 플래티넘 게임즈의 합류로 인해, 이번 작품은 전보다 훨씬 풍부한 비주얼을 선사합니다.
체험 빌드를 시연해본 결과, 난이도 또한 걱정했던 것보다는 그렇게 악랄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보다는 초심자를 배려하는 요소를 아주 풍부하게 제공한다고 이야기하는 편이 맞겠습니다.

야쿠모는 오래 이어져 온 프랜차이즈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캐릭터이자, 동시에 그간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액션을 대변하는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마스터 닌자 류 하야부사와 다른 무기 세트를 카지고, 무기마다 자세를 바꿔가며 적을 처치하는 호쾌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번 시연에서는, 튜토리얼 형태의 프롤로그를 포함해 총 4개의 초반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중 스토리 모드는 야쿠모가 까마귀 일족의 사명을 받들어 '흑룡'을 완전히 잠재우기 위해 여정을 시작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프롤로그에서는 게임의 전반적인 조작 방법과 전투 호흡을 배울 수 있고, 각 챕터 마지막에 등장하는 보스를 통해 그간 배워 온 지식을 시험받게 됩니다.

야쿠모만의 특별한 능력은 자세를 바꾸는 LT 버튼에서 비롯됩니다. 이를 꾹 누르고 있으면 적을 공격할 때 획득하는 '혈설 게이지'를 소비하는 '마귀 자세'로 바뀌며, 자신의 피와 적의 피를 무기로 거대한 핏빛 검을 만들어냅니다. 마귀 자세에서는 공격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는 것으로 칼의 길이를 더욱 늘릴 수 있고, 다수의 적을 상대로 매우 효과적인 공격을 할 수 있게 되죠.
마귀 자세 시의 무기는 야쿠모가 장비하는 기본 무기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변합니다. 기본 쌍수도인 '타케미나카타'를 장비할 경우 마귀 자세의 무기는 더 큰 핏빛 검 형태로 변하고, 레이피어 형태의 무기 '트위스트 소드'의 마귀 자세는 끝에 드릴이 달려있는 창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결국, 두개의 무기만으로 4가지 무기의 공격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죠. 후반부에 무기를 네 종류까지 착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떄는 무려 적을 상대할 수 있는 자세가 여덟개나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닌자 가이덴'식 전투의 핵심인 공방의 호흡을 만들어내는 요소로는 회피와 가드, 쳐내기가 있습니다. 모두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적의 빈틈을 만든다는 데서 유용한 기술이지만,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요 근래 액션 게임들에서 빠질 수 없는 패링이 이 게임에서는 상대의 공격에 맞춰 내가 공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있지도 않은 패링 버튼을 두드리다 사망 화면을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보스의 연속 공격의 경우 하나의 동작만으로는 모두 파훼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조작 마저도 슈퍼 닌자처럼 해내야 한다는 점은 전작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죠.

우선, 전투는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어마어마한 시련을 안겨주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초심자들 또한 호쾌한 손맛을 볼 수 있도록 여러 모로 신경썼다는 느낌을 줍니다. 적을 공격할 때 발생하는 파괴(신체 절단)와, 신체가 절단된 상대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멸각'이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죠. 적을 베어버리는 멋진 연출과 동시에 일정 수준 체력을(개미 손톱만큼) 회복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버튼만 연타하는 초심자라도 한 명의 슈퍼 닌자가 된 듯 호쾌한 전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난이도 또한 히어로, 노멀, 하드, 마스터 닌자로 선택지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히어로는 가장 낮은 난도이며, 노멀 이상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지원 요소가 추가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정 수준 이하로 체력이 낮아질 경우 자동 가드, 회피가 가능해지는 수준으로 말이죠. 거기에 적의 공격으로 인해 들어오는 대미지 또한 유의미하게 낮아지기 때문에, 스토리만 보고 싶거나 부담 없이 액션을 즐기기 위한 플레이어에게는 희소식일 것입니다.
게다가 히어로 모드의 보정 시스템은 메뉴에서 스스로 켜고 끌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띕니다. 같은 히어로 모드라도, 자신의 취향에 따라 조금은 더 어려운 플레이가 가능해지는 셈입니다. 거기에 옵션 메뉴에서도 꽤나 디테일한 요소를 제공하는 등 접근성 측면에서도 신경을 썼습니다. 심지어 역경직을 제거하는 옵션까지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해당 옵션이 어떤 효과를 주는지는 출시 후 더 차근차근 알아봐야 할 것 같지만요.

스토리 외에 반복 플레이를 장려하는 챌리지 모드 또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연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크게 두 종류로, 이미 진행한 챕터를 다시 플레이하는 챕터 챌린지와, 네임드 보스를 상대해 랭크를 겨루는 보스 챌린지였죠. 챌린지 모드에서는 주인공 야쿠모 대신 프랜차이즈의 간판 스타 '류 하야부사'를 직접 조작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류 또한 야쿠모와 비슷하게 게이지를 소모하는 '섬화'라는 자세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전작 시리즈에서 익숙히 봐왔던 용검을 활용한 화려한 전투를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같은 게이지를 활용해 야쿠모에게는 없는 '인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일대 다 상황에서 더욱 특출난 성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챌린지 모드 또한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난이도를 모두 지원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시험해볼 수 있습니다. 히어로 모드가 너무 쉽게 느껴진다면 노멀 모드를 플레이해 보고, 좀 더 자신감이 붙는다면 다음 난이도로 진행하는 것이죠. '닌자 가이덴' 초심자에게 노히트 챌린지 같은 것은 그냥 존재만 한다 정도로 생각하면 될 뿐, 굳이 이런 챌린지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게임이 전달하는 호쾌한 액션은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전통의 스테이지 방식의 선형적인 구조 속에서도, 아이템을 사거나 부가 임무를 받을 수 있는 '특신기 팔각조'(일종의 세이브 포인트)의 존재는 현세대 게이머들에게도 익숙한 문법이기도 합니다. 팔각조와 상호작용하자마자 가득 차는 체력을 보고 있으면, 마치 화톳불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거든요.
다양한 접근성 옵션을 통해 더 많은 현 세대 게이머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 또한 매우 의미있는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소울류가 고난도 액션의 주류로 자리하게 된 오늘날, 수많은 적을 상대로 실수 없이 조작을 입력해 적의 공세를 물리치는 게임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닌자 가이덴4'의 이러한 변화는, 시리즈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것을 넘어, 어쩌면 2000년대 초반을 휩쓸었던 '정통 액션 게임'에 현 세대 게이머를 초대하는 일종의 초대장이라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지난 날 호쾌한 액션이 그리웠던 그 시절 게이머(?), 더 강렬한 전투의 쾌감을 찾고 있는 액션 매니아, 심지어 액션 게임에 별로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까지도 '닌자 가이덴4'는 분명 특별한 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