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1조 클럽' 와르르...4분기 장기보험손익 어쩌나

(사진=현대해상 공시자료)

현대해상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손익이 3분기에 3389억원으로 2분기에 비해 약 2배 증가한 기세를 잇지 못하고 4분기 들어 적자로 전환한 여파가 컸다. 이에 지난해 연간 보험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61.2% 급감했다.

23일 현대해상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80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 감소했다. 2022년 순익 규모는 1조2813억원으로 1조원을 넘겼지만 지난해 순익 규모가 상승하지 못하고 하회하며 1조원이 무너졌다.

이처럼 당기순이익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은 4분기의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2023년 4분기 당기순이익은 194억원으로, 전분기(2894억원) 대비 93.3%가량 하락했다. 전년 4분기(4264억원)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당기순이익을 구성하는 보험손익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4분기 보험손익은 227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보험손익 규모를 줄였다. 3분기까지 현대해상의 보험손익은 7544억원이었다. 투자손익은 4956억원을 거둬 전년(4146억원) 대비 두 자릿수 성장한 점은 위안거리다.

보험손익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은 4분기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익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3분기에 이어 자동차보험만이 흑자를 유지하며 손실 폭을 줄이는데 역할을 했다. 장기보험 손익은 전년동기 대비 77.2%나 급감하며 248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독감 및 호흡기질환 증가에 따른 실손보험금 손해액 상승으로 예실차 관련 손실 2600억원이 반영됐다"며 "실손의료보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에 대한 영향으로 인한 손실도 48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일반보험 손익 역시 3분기에 이어 20%가까운 감소세를 보였다. 대형화재 사고를 비롯해 고액사고 증가에 따른 재보험 상승이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16.8% 증가하며 2000억원의 이익을 발생시켰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에 대한 대책 등 제도개선 효과가 있었고 계절성 요인이 감소하며 손익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험사 미래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CSM(보험계약마진)은 전년말(8조3190억원) 대비 9.1%증가한 9조787억원에 그치며 경쟁사 대비 상승폭이 적었다. CSM 상승폭이 경쟁사 대비 낮았던 것은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신계약 CSM배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현대해상의 신계약 CSM배수는 2022년 연간 13.2배를 기록했으나 2023년은 더 적어진 11.1배에 그쳤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신계약 CSM배수는 19.4배에 달한다.

이에 현대해상은 CSM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연초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CSM 전략 TF를 신설했다. 이어 AM교육파트를 새로 조직하며, 보험대리점(GA)에 관한 상품 판매 교육을 전담해 상품 판매 촉진에 힘쓰고 있다.

또 '어린이Q보험', '굿앤굿스타' 등 CSM이 우량한 상품 중심의 인보험 매출 확대에도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고객 특성을 반영하고 손익 개선을 위한 최적 상품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