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유예? 폐지? 이재명 결단만 남았다...3가지 관전 포인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유예 또는 폐지할지 여부에 대한 당론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키로 한 가운데 국회 논의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역시 금투세 유예의 필요성을 언급해왔던 점을 고려할 때 유예 혹은 폐지를 골자로 한 당론 발표는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로는 △민주당 지도부가 유예와 폐지 중 어떤 선택을 할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국민의힘과는 논의를 어떻게 이어갈지 △금투세와 상법 개정안을 내년도 예산안과 패키지로 논의할지 여부 등이 거론된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금투세를 주제로 열린 정책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에 대한 당론은) 결론과 결론을 내리는 시점 모두 지도부에 위임했다"고 밝혔다.
노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1시간 반 정도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는 의원 16명이 발언했으며, 금투세 유예 혹은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다만 폐지를 주장하는 의원은 2명 남짓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거나 금투세 자체를 폐지하려면 세법을 개정해야 한다. 개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거쳐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예산부수법안으로 본회의에 부쳐지는 절차를 밟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금투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과의 상임위 내 논의에 난관이 예상된다. 기재위의 상임위원장은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맡고 있다.
국민의힘 기재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금투세 유예 논리는 결국 폐지하자는 주장과 다르지 않고 오히려 어중간한 입장"이라며 "폐지를 주장하자니 국민의힘에 접고 들어온 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기재위 소속 의원 역시 통화에서 "우리는 이미 고개를 숙이며 정당성도 상실하고 유예로 입장을 바꿨는데 그것조차 통과시켜달라고 더 고개를 숙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의힘 당론과 다른 유예를 강행해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노 대변인은 "우리가 유예를 결정한다고 해서 유예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폐지하고 대선 공약 등으로 새로운 약속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금투세 관련 세법개정안을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과 패키지로 추진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내에서 시행론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금투세 논의와 함께 우리나라 주식 시장 활성화를 위한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상법 개정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당장 입장을 정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추후 금투세 유예 여부를 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대여 협상 카드로 써야 한다는 취지다. 노 대변인은 "상법 개정은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사안"이라며 "(금투세에 대한 입장을 먼저 정하면 상법 개정을 위한) 지렛대를 하나 잃어버리게 되는 결과다. 협상이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 내에서는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하다. 또 다른 민주당 기재위 관계자는 "상법 개정안은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데 금투세는 당장 내년에 시행할지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므로 같이 논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편 금융업계는 민주당이 언제 입장을 내놓을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당초 민주당은 오는 7일 시작될 국정감사 전 빠르게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내년도 예산안 논의가 시작되는 다음 달 입장을 정할 가능성도 나온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예산부수법안으로 처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은 좀 있다"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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