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닉, ‘목동 옛 KT부지 오피스텔 개발’ 불확실성 해소할까

서울 목동의 옛 KT부지 개발사업 대상인 목동KT빌딩 /사진=네이버거리뷰

아이코닉은 지난 2019년부터 서울 목동KT빌딩을 오피스텔로 개발하는 ‘목동 옛 KT부지 개발사업’을 시행해왔다. 계획에 따르면 내년 준공 예정이지만 사업이 지연돼 첫삽도 뜨지 못했고, 이자 부담이 큰 브리지론을 장기간 이용해 불확실성이 커졌다.

옛 KT부지 개발은 서울시 양천구 목동 924번지 일원의 목동KT빌딩을 지하 6층~지상 48층, 658실의 오피스텔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최근 키움증권의 대규모 투자로 6100억원의 브리지론 리파이낸싱에 성공했고 올해 6월 건물 철거에 들어가 연말까지 시행한다. 내년 6월로 설정한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과 착공이 사업의 관건이다.

시행사 아이코닉은 2015년 10월 설립된 법인으로 부동산 임대·개발·건설업과 음식업을 하며 대표이사 전계형 씨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키움증권, 브리지론 6100억 중 500억 삼성증권에 양도

아이코닉은 올 8월 말 키움증권 주관으로 6100억원 한도의 브리지론 리파이낸싱 약정을 체결했다. 대출은 트랜치A 3600억원과 트랜치B 2500억원으로 이뤄졌으며, 키움증권이 단독투자했다. PF대출은 여러 대주단이 투자하며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키움증권의 대규모 단독투자는 이례적인 사례로 꼽혔다.

키움증권의 단독투자 구도는 대출금액 중 500억원을 삼성증권에 양도하며 깨졌다. 지난달 27일 삼성증권은 에프엔알에스제삼차 유동화전문회사(SPC)를 통해 트랜치A에서 3000억원을 대출하는 엠오케이제일차으로부터 500억원의 대출채권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프엔알에스제삼차는 대출채권 양수로 지난달 27일 500억원의 자산유동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으며, 이는 만기인 내년 8월까지 1개월 단위로 11회 롤오버된다. 에프엔알에스제삼차의 ABSTB는 삼성증권의 신용보강으로 A1(sf) 등급을 받았다. 금리는 최근 A1(sf) 등급의 1개월물 단기사채 금리가 3.77%였으나, 불확실성이 높은 브리지론 대출인 만큼 10% 수준에서 결정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비용 누적 아이코닉, ‘사업 속도전’ 관건

옛 KT부지 개발사업은 2019년 5월 미래에셋대우(현 미래에셋증권)가 글로벌원자산운용의 목동KT빌딩을 운영하는 ‘글로벌원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 펀드를 3200억원에 인수하며 시작됐다. 미래에셋대우가 펀드를 인수한 뒤 지분을 판매할 때 사들인 곳이 아이코닉이다. 2019년 말 기준 아이코닉의 펀드 지분율은 83.33%였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99.8%에 달한다. 아이코닉의 펀드 취득원가는 1230억원, 장부가액은 432억원이다.

아이코닉은 2019년 5월 미래에셋대우를 재무적투자자(FI)로 삼고 목동KT빌딩을 오피스텔로 개발하는 사업추진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는 2020년 3월 해제됐으나 펀드의 수익증권을 양수하고 부동산을 취득해 직접시행 방식으로 전환한 뒤 오피스텔 개발을 이어왔다.

예정대로라면 내년께 오피스텔이 준공돼야 하지만 시공사가 두 차례나 변경되는 등 사업이 지연된 탓에 사업성이 떨어졌다. 첫 시공사로 등장한 HDC현대산업개발은 2019년 11월 도급액 2553억에 계약했으나 지난해 사업성을 이유로 해지했다. 두 번째인 신세계건설은 PF대출에 제공해야 할 신용보강에 부담을 느껴 시공사 지위를 포기했으며 브리지론에 대한 연대보증 500억원을 해소했다.

아이코닉은 사업을 위해 금리가 높은 브리지론 대출을 장기간 사용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올해 만기 도래할 예정이던 단기차입금 4670억원은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해소했지만 이자부담에 따른 손실이 상당히 누적됐다. 지난해 연간 순손실은 1443억원이었으며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유동부채도 1599억원에 이른다. 아이코닉 법인은 –1557억원의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아이코닉은 사업에 속도를 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불확실성을 해소할 계획이다.

아이코닉 관계자는 “현재 시공사를 다시 선정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사항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나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