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채식주의자' 거절한 미 출판사…"우리가 했다면 상 못 받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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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 대학의 출판사가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작가 한강의 소설 출판 제안을 거절한 사연을 공개했다.
15일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에 따르면 대학의 비영리 문학 출판사 오픈레터는 과거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영문본 출판 제안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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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 대학의 출판사가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작가 한강의 소설 출판 제안을 거절한 사연을 공개했다.
15일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에 따르면 대학의 비영리 문학 출판사 오픈레터는 과거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영문본 출판 제안을 거절했다.
출판사를 이끄는 채드 포스트 "같은 내용을 다루지만 더 흥미로운 방식으로 된 책이 많았다"며 "배수아, 하성란 작가 작품을 더 선호했다. 문체적인 면에서는 두 작가가 더 세련된 것 같았다"고 당시 출판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설명했다.
포스트는 채식주의자 출판을 거절한 것을 두고 후회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그렇게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면 '무엇을 위해 출판하는가'라고 끊임없이 자문하게 된다"며 "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출판하는 건지 아니면 대단한 작가라고 생각해서 출판하는 건지 등 질문이 쏟아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픈레터의 출판 거절이 한강 작가에게는 더 좋은 기회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했다.
포스트는 "(우리 거절로) 결국 채식주의자는 미국 대형 출판사에서 출판을 맡게 됐고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며 "우리가 출판했다면 아마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2007년 출간된 '채식주의자'는 허무와 결핍을 소재로 한 탐미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에 대한 비판이 두드러진다.
책은 출간 8년만인 2015년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를 통해 영문본 'The Vegetarian'으로 출간됐다. 출간 이후 영미권에서 반응과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이같은 호평은 그다음 해인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정점에 달했다.
첫 출간 이후부터 부커상 수상 전까지 판매량은 3만부에 그쳤으나 수상 이후 단 3일 만에 32만부가 판매되기도 했다.
한강 작가의 소설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다음 날인 지난 11일부터 여러 국가에서 또다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최대 e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서는 '채식주의자'가 문화 소설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했고 '소년이 온다'는 에디터 추천 작품 목록에 올랐다.
일본에서도 한강의 일본어 번역본이 동났다. 대형 서점 판매대에는 '한강의 저작들이 모두 판매됐다'는 안내판이 붙기도 했다.
국내도 상황은 비슷하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 이후부터 지난 주말까지 G마켓에서 판매된 한강 작가의 도서 매출액은 약 4억원이다. 인기 상품 베스트 20위 내에 한강 작가 작품 모음집이 오르기도 했다. G마켓 관계자는 도서 상품이 베스트 상품 상위에 오르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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