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추천 여행지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궁궐은 또 하나의 얼굴을 드러낸다. 낮 동안의 고요한 전통미와는 다른, 빛과 소리가 엮어낸 환상적인 풍경이 고즈넉한 공간을 채운다.
조명을 입은 궁궐의 풍경은 더 이상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다.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미디어아트의 무대이자, 도시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야간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서울의 고궁들은 야간 개장을 넘어 감각적인 문화예술 콘텐츠를 결합한 새로운 경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받는 곳이 있다.
창경궁의 대표 수경시설인 춘당지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야간 프로그램은 단순한 조명이 아니다. 물빛 위에 투영된 빛과 영상, 전통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진 몰입형 콘텐츠로, ‘밤에만 열리는 궁궐 속 예술정원’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다.

지금 이곳에서는 고궁 산책과 미디어아트 감상이 하나로 이어지는 특별한 전시가 한창이다.
전통의 깊이를 현대의 감각으로 풀어낸 야간 정원 콘텐츠를 찾고 있다면, 12월까지 운영되는 ‘2025 창경궁 물빛연화’로 떠나보자.
2025 창경궁 물빛연화
“8개 장면으로 재해석된 창경궁의 밤”

지난 3월 7일부터 창경궁 춘당지를 중심으로 ‘2025 창경궁 물빛연화’가 미디어아트 형식으로 상영 중이다.
‘물빛연화(戀花)’는 창경궁의 외형적인 아름다움과 그 이면에 담긴 정적인 아름다움이 대춘당지의 수면 위에 어우러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춘당지를 비롯한 주변 산책로를 무대로 구성한 야외 미디어아트 작품이다.
이번 물빛연화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상영 시간은 시기별로 다르며, 창경궁을 방문하는 누구나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작품 중 대춘당지에서 상영되는 제2경 ‘물빛연화’와 소춘당지의 제5경 ‘물의 숨결’은 전체 상영일에만 볼 수 있으며, 4월 13일까지는 이 두 작품이 상영되지 않았다.

물빛연화는 전체 상영과 부분 상영으로 나누어 운영된다.
제1경부터 제8경까지 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체 상영은 4월 15일부터 5월 18일까지(20:00~21:00), 9월 10일부터 11월 8일까지(19:00~21:00) 운영된다.
반면, 2경과 5경을 제외한 나머지만 상영되는 부분 상영은 5월 20일부터 9월 9일까지(20:00~21:00), 11월 9일부터 12월 31일까지(19:00~21:00)로 예정돼 있다.
총 8개의 장면으로 구성된 물빛연화는 각기 다른 주제와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제1경 ‘대화의 물길’은 춘당지 진입로에서 시작되며, ‘이야기 화(話)’를 모티브로 창경궁과의 소통이 시작되는 공간임을 상징한다.

제2경 ‘물빛연화’는 ‘꽃 화(花)’에서 착안하여 창경궁의 드러난 아름다움과 내면의 아름다움이 대춘당지의 수면 위에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준다.
제3경 ‘백발의 빛’은 ‘그림 화(畵)’를 주제로 백송의 흰 가지에 다양한 빛을 투영해 창경궁의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하게 한다.
제4경 ‘조화의 빛’은 ‘빛날 화(華)’를 모티브로 대온실 진입로 바닥 조명을 활용해 대온실을 마치 수면 위의 보석함처럼 연출한다.
제5경 ‘물의 숨결’은 ‘예쁠 화(婲)’에서 착안했다. 소춘당지 수면 위에 빛과 소리로 펼쳐지는 연출을 통해 창경궁에 서린 감정과 기억을 환기시킨다.

제6경 ‘화평의 빛’은 ‘화목할 화(訸)’를 바탕으로 조성된 빛의 산책로를 통해 마음의 승화를 느끼게 한다.
제7경 ‘홍화의 물빛’은 ‘화합할 화(和)’에서 유래했으며, 춘당지를 벗어나는 길목에 조성된 가상의 물길은 창경궁의 소생과 화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마지막 제8경 ‘영원한 궁’은 ‘될 화(化)’를 주제로, 전시의 마지막 구간을 지나며 현실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고 있다.
창경궁 물빛연화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국가유산진흥원 누리집(https://www.kh.or.kr/kha)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궁능 활용 프로그램 상담실(1522-2295) 또는 궁중문화축전팀(02-3210-4635)으로 문의 가능하다.

원본 기사 내 손안에 서울, 작성자 시민기자 조수봉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141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