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주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운동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들 내외가 바빠 못 간다고 해서 제가 대신 구경을 가기로 했습니다.운동장 한쪽에서 손주를 찾던 중 운동장 끝에서 본 광경에 저는 발길을 멈추고 말았습니다.

대신 가게 된 운동회
아들 내외는 둘 다 회사 일정이 겹쳐 운동회에 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손주가 실망할까 봐 저는 도시락을 싸서 학교로 향했습니다. 운동장은 아이들과 부모들로 북적였습니다. 저는 손주가 어디 있는지 한참을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러다 운동장 끝 그늘 쪽으로 시선이 갔습니다.

운동장 끝에서 본 광경
그늘 아래에는 손주가 혼자 쭈그리고 앉아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부모와 도시락을 먹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손주는 엄마 아빠가 못 온다는 걸 알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작은 등을 보는 순간 가슴이 내려앉았습니다. 저는 서둘러 손주에게 다가가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날 아들에게 한 말
손주는 저를 보자마자 달려와 안겼습니다. 우리는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함께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그날 저녁 저는 아들에게 운동회에서 본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전했습니다. 아들은 한참 말이 없다가 다음에는 꼭 시간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한 선물이 아니라 함께 있어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바쁜 자식 세대에게 아이 행사를 모두 챙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빈자리를 조부모가 채워 줄 때 아이는 큰 위로를 받습니다.손주의 작은 행사에 한 번 함께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 하루가 손주에게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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