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슈퍼사이클 "절반도 오지 않았다"

대한민국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이 아직 정점의 절반 밖에 오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위원은 과거 2007년 조선업 슈퍼사이클은 해운 호황형 사이클이었다면, 지금은 에너지, 안보, 인공지능 수요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사이클이라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적 사이클의 현주소 "아직 절반도 오지 않았다"
엄경아 연구위원은 현재 조선업의 실적 사이클을 0부터 100까지의 수치로 환산했을 때, 아직 절반인 50에도 미치지 못한 상태로 진단한다. 보통 선박은 수주부터 인도까지 2~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현재 조선사들의 이익을 견인하는 물량은 선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2023년 수주분이다.
선가는 2020년 여름부터 2024년 말까지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건조될 물량은 지금보다 더 높은 가격에 계약된 배들이다. 비용 측면에서도 변동성이 큰 후판(철판) 가격이 하향 안정화 단계에 있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이른바 '골디락스'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견고한 선가, 중고선가 급등
일각에서 제기되는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는 지표로 반박된다. 신조선가 지수는 2024년 9월 정점을 찍은 뒤 잠시 숨 고르기를 했으나, 최근 다시 반등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고선가가 신조선가를 뒤쫓아 급등하는 현상은 현재 조선 시황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해운사들이 3년 뒤에 나올 새 배를 기다리지 못하고 웃돈을 얹어 중고선을 매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전방 산업인 해운업의 수익성이 높고 운송 수요가 절실함을 의미한다. 이는 과거 벌크선 중심의 2007년 호황과 달리, 현재는 LNG 운반선과 친환경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이 주도하고 있어 질적으로도 더 탄탄한 사이클을 형성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 에너지 안보와 ‘AI 데이터센터’
전통적인 선박 건조 외에 조선업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성장 동력들이 부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의 변화다. 중동 리스크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카타르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산 LNG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맞물려 LNG 수출 승인을 대폭 늘리고 있으며, 이 물량을 실어 나를 운반선은 기술력이 검증된 한국 조선소들로 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두 번째는 AI 산업 확대에 따른 발전 엔진 수요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전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조선사의 ‘선박용 엔진’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선박용 발전 엔진은 좁은 공간에서 고효율의 전력을 생산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이를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모듈화하면 훌륭한 이동식 발전소가 된다. 전력망이 부족한 신흥국이나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수요에 맞춰 엔진 사업부가 새로운 매출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美 군함 MRO와 방산 협력 확장
미국 내 조선업 인프라 노후화와 인력 이탈은 한국 조선업에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군함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이 한계에 도달하자 동맹국인 한국의 조선 역량에 손을 내밀고 있다. 연간 4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군함 관련 예산은 한국 상선 시장 전체 규모(약 300억 달러)를 상회한다. 초도함 건조나 대규모 MRO 물량이 한국으로 유입될 경우, 국내 조선업은 상선을 넘어 방산 분야에서도 거대한 상단 외벽을 깨뜨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조선업은 친환경 규제에 따른 교체 수요, LNG운반선 수요, 에너지 안보 수요, 미국의 조선해양 안보 수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까지 겹쳐 있다. 따라서 단인 선종이나 단기 운임 급등에 기대는 사이클이 아니라는 점에서 지속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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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는 삼프로TV 인터뷰 방송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더욱 정확한 풍성한 내용은 방송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